
현대자동차가 월드랠리챔피언십(WRC) 프로그램을 2026년까지 유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수개월간 현대의 랠리 프로그램 지속 여부를 둘러싼 추측이 이어져 왔으나, 이번 발표로 당분간 WRC 활동을 지속한다는 입장이 명확해졌다.
이번 발표는 2026년 WRC 캘린더 공개와 함께, FIA(국제자동차연맹)가 현재의 Rally1 기술 규정을 예정대로 2026년까지 유지하고, 각 제조사에 두 개의 추가 '호몰로게이션 조커(joker)' 사용을 허용한 것과 맞물려 나왔다.
현대 모터스포츠의 시릴 아비테불(Cyril Abiteboul) 사장은 간결한 공식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현대 모터스포츠는 2026년 FIA WRC 참가를 지속할 것입니다. 최근의 성과와 FIA의 규제적 지원이 이러한 결정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Rally1 차량 개발을 이어가며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할 것입니다.”
또한 그는 “이번 결정은 현대 모터스포츠의 중장기 전략을 보다 안정적으로 수립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계기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제네시스 WEC 진출과 별개…WRC는 '계속 달린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2025년부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통해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WEC) LMDh 클래스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WRC 프로그램과의 균형 여부가 업계의 관심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발표를 통해 현대는 내구레이스와 랠리라는 두 모터스포츠 플랫폼을 병행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대는 2014년부터 WRC에 공식 공장팀으로 참여해 왔으며, 그동안 두 차례 제조사 챔피언십 우승(2019, 2020)을 차지한 바 있다. 현재는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과 오트 타낙(Ott Tänak) 등의 드라이버와 함께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FIA, Rally1 규정 유지 및 추가 개발 기회 제공
FIA는 이번 주 발표에서 2026년까지 Rally1 규정을 유지하며, 제조사들이 두 개의 추가 호몰로게이션 조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각 팀은 차량의 전반적인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적 개발 여지를 확보하게 됐다.
FIA 기술 디렉터 자비에 메스텔랑 피뇽(Xavier Mestelan Pinon)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아직 각 팀의 공식 등록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어느 팀도 떠날 이유는 없다”며, “이번 조커 확대는 현대뿐 아니라 모든 제조사들의 요청에 따른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은 특히 전동화 전환과 예산 효율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WRC 참가 제조사들에게 실질적인 기술 개발의 유예 기간을 제공하게 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