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주행이라는 용어가 남발되는 느낌이다. 테슬라의 모델 Y 베이스 로보택시를 자율주행 택시라고 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아직은 통일된 표현이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이라는 기술은 통상 미국 SAE 기준으로 레벨 1부터 레벨5까지 구분하는 기준을 따르고 있다. 이는 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 즉 ADAS를 말한다. 우리가 그냥 인식하는 완전 자율주행은 그 중 레벨5다. 그것도 기술적인 구분이다. 사고 발생시 법적 책임 문제는 글로벌 차원에서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별로 다르다. 당장에는 미국과 중국이 로보택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최근에 등장한 뉴스를 중심으로 상황을 정리해 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지금 웨이모 등이 운행하고 있는 것을 통상 로보택시라고 부른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운행 지역과 시간, 기후 등 일정 조건 하에서 가능하다. 더불어 무감독이 아니라 중앙 통제소에서 제어를 한다. 테슬라와 달리 웨이모의 경우 안전 운전자가 없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레벨4라고 분류한다. 레벨4 로보택시의 사고 책임은 운행업체, 또는 제조업체가 져야 한다.
그에 비해 일반 운전자가 사용하는 소위 자가용차는 현재 레벨2++까지 와 있다. 인공지능 학자들은 낙관적으로 전망해도 2035년이 되어야 레벨3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테슬라의 엔드2엔드 방식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그렇다.
이런 내용은 수차례 언급해왔다. 그런데 최근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는 물론이고 레거시 미디어들 중 일부도 이런 구분 없이 그냥 자율주행 택시라는 용어를 사용해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의 EVIR(Electric Vehicle Intelligence Report)가 관련 설문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8,000명 중 65%가 테슬라 로보택시의 출시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더욱이 로보택시의 문제점을 다룬 기사를 읽은 후에는 응답자의 절반이 테슬라 로보택시 이용에 대한 관심이 더욱 줄었다고 답했다.
미국인의 절반 가까이가 로보택시를 절대 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대중의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오스틴에서 테슬라 로보택시의 불안정한 시범 운행이 보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미국인이 로보택시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이런 정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테슬라를 제외하고도, 전체 설문조사 대상자의 46%는 로보택시를 타는 것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31%는 당장은 아니지만 절대 타지 않겠다고 단정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1%는 이미 로보택시를 타봤지만 다시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지난 6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한 테슬라의 상황을 보면 이해가 쉬울 수도 있다. 테슬라가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일론 머스크는 텍사스주 오스틴의 로보택시 서비스가 자사 최신 하드웨어(HW4)를 활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런데 테슬라 자율주행 총책임자는 HW4에서도 무감독 자율주행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머스크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발언이다. 일론 머스크는 작년 10월 10일 사이버캡 발표 당시 무감독 자율주행으로 로보택시를 출시할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실제 6월에 출시된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는 동승석에 감독관이 동승하고, 비상시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는 킬 스위치를 작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 책임자와 갈등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일론 머스크는 일부 지역에서 연말까지 고객 차량에 감독 없는 자율주행 기능이 제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매년 똑같은 주장을 반복해왔다는 학습효과는 그의 발언을 믿지 못하게 한다.
테슬라는 또한 미국 최대 전기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FSD ADAS 광고를 놓고 제기한 허위 광고 소송이 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DMV는 테슬라의 판매 권리를 30일 동안 정지시킬 것을 요청하고 있다.
DMV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테슬라의 캘리포니아 판매 면허가 정지된다면, 이는 테슬라의 실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 테슬라의 가장 큰 시장이다.

트럼프 정부 들어 자율주행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현재 15개에서 19개 도시에서 로보택시가 운행되고 있는 중국은 자율주행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샤오미의 SU7이 운전자 보조 시스템 활성화 상태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계기로, 중국 정부가 관련 기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안부는 ADAS의 사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도로교통법을 강화하고, 제조사와 운전자 모두에게 법적 책임을 명확히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개정안은 단순히 기술의 도입을 넘어,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고 책임의 주체를 명확히 함으로써, 향후 자율주행 기술의 안정적인 도입과 보급을 위한 규범적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 시점에서 그둘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2025년 7월 7일, 자율주행 시스템 테스트 시나리오에 대한 국제 표준인 ISO 34505:2025의 공식 발표한 것도 주목을 끄는 내용이다. 새로운 표준인 도로 차량 – 자율주행 시스템의 테스트 시나리오 평가 및 테스트 케이스 생성은 자율주행 시스템 테스트 시나리오를 평가하는 핵심 절차와 방법론을 정립한다는 것이다. 테스트 시나리오의 다양성, 대표성, 적용 범위는 시스템 기능 및 성능 평가 결과의 신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시뮬레이션, 폐쇄 트랙 테스트 등을 아우르는 다중 기둥 검증 접근 방식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고 한다.
이 표준은 테스트 시나리오를 평가하는 데 있어 노출, 복잡성, 위험 수준과 같은 주요 지표를 사용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명확하게 정의한다. 또한 테스트 케이스 생성을 위한 필수 기능과 기본 원칙을 표준화하여, 자율주행 시스템의 시나리오 기반 검증을 위한 체계적인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MIIT는 ISO 34505 발표가 자율주행차의 테스트 및 검증 기술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개념 설계 및 시뮬레이션 모델링부터 시나리오 라이브러리 개발 및 실제 테스트 현장 구축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를 위한 견고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 법적 규제와는 별도로 중국 업체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바이두는 우버와 다년간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승차 공유 플랫폼에 로보택시를 도입할 계획이다. 바이두의 6세대 자율주행차는 올 연말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우버 앱을 통해 이용 가능해지며, 향후 유럽과 오세아니아까지 서비스 지역이 확대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주요 기술 기업과 자동차 제조업체 간의 전략적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다. BAIC과 포니 에이아이가 우버와 협력해 비용 절감 기술 개발한다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우버는 이 파트너십을 통해 수천 대의 차량이 배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두 아폴로 고는 전 세계 12개 이상 도시에서 1,100만 건 이상의 공공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며 5월 말 기준 알파벳의 웨이모를 넘어섰다. 바이두는 스위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도 서비스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위라이드, 포니에이아이, 모멘타 등 다른 중국 자율주행 기업들도 우버와 계약을 맺고 향후 유럽 및 중동 시장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국 내 자율주행 부문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7월 14일, BAIC 블루파크 뉴 에너지는 선전에서 포니에이아이의 7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아크폭스 알파 T5 로보택시의 양산 및 공공 도로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 차량은 레벨 4 자율 주행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2024년 11월, 아크폭스 알파 T5 SUV를 기반으로 한 완전 무인 로보택시 개발에 합의했다. 알파 T5 로보택시는 9개의 라이다 유닛, 밀리미터파 레이더, 광각 카메라 등 6개 카테고리에 걸쳐 총 34개의 센서를 탑재했으며, 최대 650m의 감지 범위와 초당 1,016조 회 연산의 컴퓨팅 성능을 채용하고 있다.
알파 T5 로보택시의 상업 운행은 현재 베이징과 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진행 중이다. 포니에이아이는 올해 1,000대의 무인 로보택시를 배치하고 차량당 운영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버 테크놀로지스는 2025년 7월, 미국 루시드 그룹 및 자율주행 배송 기술 개발사 뉴로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우버는 두 회사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며, 2026년 미국 주요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프로토타입 개발을 완료하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뉴로 현장에서 테스트 주행을 진행하고 있다.
우버는 이 자율주행 차량들을 직접 소유하고 운영할 예정이며, 승차 공유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방대한 고객 기반을 활용하여 우버 앱을 통해 로보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6년 미국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향후 6년간 2만 대 이상의 자율주행 차량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니에이아이도가 2025년 7월, 베이징, 광저우, 선전에서 자율주행차의 24시간 연중무휴 테스트를 시작했다. 기존에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제한됐던 운영 시간을 하루 종일로 확장한 것이다. 이른 아침 시간의 대중교통 수송량이 일반적으로 낮 시간대의 30% 미만인 상황에서, 이러한 공백을 채워 항상 더욱 안정적인 이동성을 보장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포니에이아이의 무인 차량은 이미 50만 시간 이상의 완전 무인 주행을 기록했다. 교통량이 많은 조건, 다양한 노면, 밝은 낮부터 칠흑 같은 어두운 야간 거리까지 변화하는 조명 환경을 포함한 광범위한 시나리오를 성공적으로 탐색했다고 밝혔다.
낮은 가시성 조건에서도 안전하게 운영을 확장하기 위해 포니에이아이의 레벨4 로보택시에는 여러 개의 라이다, 8메가픽셀 카메라 및 4D 이미징 밀리미터파 레이더 시스템이 채용된다. 이 다중 모드 설정은 360도 환경 인식을 가능하게 하여 어둡거나 시각적으로 복잡한 조건에서 인간 운전자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더 나아가 상하이는 2025 세계 인공 지능 회의(WAIC 2025)에서 지능형 커넥티드 차량(ICV) 시범 운영을 위한 새로운 면허를 발급하며, 테스트 단계를 넘어 대규모 운영으로의 전환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규 면허는 4가지 차량 모델에 걸쳐 8개 회사와 5개 산업 컨소시엄에 부여됐다.
상하이자동차그룹은 승용차와 상업용 자율주행차를 모두 포괄하는 시범 면허를 보유한 유일한 중국 자동차 업체가 됐다.
상하이자동차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 전기차 브랜드 IM 모터스는 2023년 말 상하이에서 레벨3 도로 테스트 허가를 취득했었다. 로보택시 차량은 이미 30만 건 이상의 호출을 완료하며 수백만 킬로미터의 자율주행 기록을 쌓았다. 현재 상하이 국제 관광 및 리조트 구역과 푸둥 국제공항 사이에 시범 레벨4 로보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헤 중국 최초의 고속 자율 셔틀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포니에이아이도 신규 면허를 획득하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을 포함한 중국 4대 1선 도시 모두에서 자율주행 파일럿을 운영하게 됐다. 위라이드 역시 푸둥 공공도로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 체리자동차 및 진장 택시와 협력하여 상하이 배치를 시작하며, 아부다비, 리야드 등 다양한 지역에 걸쳐 10개 도시로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현재 내부 순환 도로의 일부를 포함하여 2,700km 이상의 도로를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에 개방하는 등 테스트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4년 상하이 자동차 부문은 7,035억 위안의 총 산업 생산량을 기록했으며, 164만 5천 대의 신에너지차가 도로를 주행하여 두 수치 모두 전 세계 도시 중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생태계에는 9개 자동차 제조업체, 600개 이상의 공급업체, 15만 명 이상의 전문가가 포함된다.
개발 가속화를 위해 상하이는 올해 500대의 데이터 수집 차량을 배치하여 1,000만 개 이상의 운전 클립을 수집하고, 이를 대규모 자율주행 모델 훈련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엔드투엔드 AI 운전 시스템을 위한 벤치마크 프레임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상하이 당국은 2027년까지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분야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상하이의 로드맵인 모델-속도-지능 주행 이니셔티브를 공개했다. 이 계획은 레벨4 자율주행차로 600만 명 이상의 승객을 수송하고, 80만 TEU 이상의 화물 운송을 하며, 2,000제곱킬로미터 면적에 걸쳐 5,000km 이상의 개방 도로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만 시장 조사회사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3035영 7월 15일, 중국 로보택시 시장 규모가 2035년까지 44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96%에 해당하는 성장세라고 밝혔다.
2035년 중국 시장 규모는 미국의 예상 로보택시 시장 규모인 365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기준 중국 로보택시 시장 규모는 5,200만 달러에 그쳐 미국의 3억 1,4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작지만, 향후 10년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로보택시 시장은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6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테슬라와 웨이모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웨이모가 현재 선구자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고 비용을 효과적으로 절감하지 못할 경우 테슬라가 웨이모의 주도적 위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양사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로보택시 기업들은 자국 시장에서 쌓은 방대한 운행 데이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특히 우버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파트너십, 그리고 중동 지역의 강력한 모빌리티 투자 유치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경쟁에서 실리콘밸리 선발 주자들을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미중 패권 전쟁으로 인한 혼란과는 별도로 업체들은 나름대로의 방법을 통해 기술 개발과 시장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14억이라는 시장을 배경으로 성장해 온 중국의 세계화가 로보택시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기술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인지는 안전성이 가장 큰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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