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헝가리 그랑프리에서는 피렐리의 공식 전략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경기 전 피렐리는 2스톱 전략이 평균 10초가량 더 빠를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레이스에서는 1스톱 전략이 의외의 해답이 됐다. 특히 맥라렌의 랜도 노리스는 불리한 출발 후 1스톱으로 전략을 바꾸며 경기 중반 이후 흐름을 장악했고, 피아스트리는 그에 밀려 기회를 놓쳤다.
■ 피렐리의 예측은 왜 틀렸나?
피렐리는 금요일 기록된 타이어 마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2스톱이 확실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피렐리 모터스포츠 책임자 마리오 이솔라는 "기온이 내려가면 1스톱의 격차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2스톱이 우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레이스는 기온이 다소 낮아진 상황에서 치러졌고, 무엇보다 스타트에서의 변수와 중반 레이스 흐름이 전체 전략을 뒤흔들었다.

■ 노리스의 ‘전략적 패배’가 되살아난 반전
3번 그리드에서 출발한 랜도 노리스는 첫 코너에서 팀 동료 오스카 피아스트리를 추월하려다 라인을 잃고 조지 러셀과 페르난도 알론소에게 자리를 내줬다. 이후 알론소를 재추월했지만 러셀 뒤에 갇히며 공기 흐름의 방해를 받는 상황에 빠졌다.
이때부터 노리스는 타이밍상 1스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알론소가 선두권 진입을 노리며 페이스를 높이자, 맥라렌과 페라리는 레클레르를 언더컷하기 위한 피트 전략을 가동했고, 피아스트리는 예정대로 2스톱 루트를 밟는다.
■ 피아스트리의 전략은 노리스를 살렸다
피아스트리는 18랩째 하드 타이어로 첫 피트를 단행했고, 이에 대응해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르도 즉시 반응했다. 하지만 두 드라이버는 알론소의 페이스 상승으로 인해 트래픽에 갇히며 효과적인 언더컷에 실패했다.
맥라렌은 피아스트리에게 다시 여유 있는 타이어 델타를 확보시켜 레클레르를 추월하게 했지만, 이 과정에서 노리스는 31랩까지 스틴트를 연장하며 원스톱이 가능한 전략적 구간으로 진입했다.
노리스는 낡은 하드 타이어로도 지속적으로 좋은 랩타임을 기록하며 전략 전환의 근거를 만들었고, 결국 42랩 종료 시 러셀이 피트로 들어가며 노리스는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피아스트리가 피트 후 레이스에 복귀했을 때는 이미 노리스와의 격차가 결정적으로 벌어진 상황이었다.

■ “노리스 밀어주기? 전략적 형평성 유지했다”
레이스 후 일부에서는 맥라렌이 팀 내 주전 우선 전략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안드레아 스텔라 팀 대표는 이를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피아스트리에게도 레클레르를 제칠 수 있는 타이어 델타를 확보해줬고, 동시에 노리스와의 전략 형평성도 고려했다”며 “드라이버 모두에게 승리를 위한 기회를 주려는 판단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피아스트리는 중반 이후 엔지니어에게 ‘1스톱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팀은 한때 피트인 페이크를 써서 페라리를 속이는 등 전략 유연성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러나 피아스트리가 피트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44랩 기준으로 노리스보다 2초 이상을 잃은 점이 결국 명확한 차이를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헝가리 GP는 전략 유연성과 타이어 관리 능력이 그 어떤 팀보다 우위에 있었던 맥라렌의 경기 운영이 돋보인 무대였다. 팀은 피렐리의 예측과 달리 실시간 상황 분석을 통해 전략을 수정했고, 이는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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