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5가 미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출처: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테슬라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7월 한 달 동안 총 7만 9543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하며 1986년 첫 미국 판매 이후 가장 높은 7월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 실적 호조의 중심에는 순수 전기차 라인업 '아이오닉 3총사'가 있었다. 아이오닉 5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만 5818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무려 71% 성장했다. 아이오닉 6는 22% 증가한 949대, 아이오닉 9은 1073대를 팔았다.
아이오닉 3총사의 총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7% 증가한 7840대로 미국 시장 월간 판매 대수로는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아이오닉 시리즈의 폭발적 성장은 오는 9월 30일 종료될 예정인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7500달러)가 구매 심리를 자극하고 현대차가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오닉 시리즈의 성장을 주도하는 아이오닉 5는 단순한 판매량 증가를 넘어 소비자 선호도에서도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2025년형 모델은 최대 318마일(약 506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현지에서는 800볼트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통해 350kW 급속충전기 사용 시 10%에서 80%까지 불과 18분이면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테슬라의 400볼트 시스템 대비 절반 수준의 시간에 불과해 충전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현지의 매체들의 시승 평가에서 아이오닉 5는 주행 안락성, 실내 공간, 조작 편의성에서 모델 Y와 대등하거나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뒷좌석 어깨 공간이 약 4인치 넓고, 주요 기능에 물리 버튼을 제공해 모든 조작이 터치스크린에 의존하는 테슬라보다 사용자 경험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이오닉 5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대형 3열 SUV ‘아이오닉 9’과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의 판매 호조까지 따르고 있다. 현지에서는 현대차가 품질, 가격, 현지 생산, 인프라 지원 등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조건을 모두 갖추면서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 관계자는 "테슬라의 전체 볼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뚜렷한 판매 하락세가 상반기 이후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관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를 현지 생산 물량의 공급 확대로 대응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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