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independent.ie
최근 보그(Vogue) 7월호에 실린 게스(Guess) 광고 속 AI 모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금발의 볼륨감 있는 전형적인 미인상이었지만, 실제 인물이 아닌 AI로 생성된 모델이기 때문이다. 보그는 해당 모델이 광고에만 사용됐다고 해명했지만, 패션계에선 보그가 AI 기술에 '공식 승인'을 내린 것으로 받아들이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델 사라 머레이는 2023년 리바이스가 AI로 만든 유색인종 모델을 내세웠을 때 느낀 좌절을 떠올렸다. 리바이스는 다양성을 위해 AI 모델을 도입했다고 밝혔지만, 실질적 기회를 박탈당한 실제 모델들에겐 “인위적인 다양성”일 뿐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상업 모델 시장에서 AI가 인간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모델링(온라인 제품 착용 이미지 촬영)이 AI로 쉽게 대체되며, 많은 모델들의 생계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AI 기술은 평면 촬영만으로도 현실감 있는 이미지 생성을 가능하게 해 브랜드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이 크기 때문이다.

출처 : AI 패션모델 에이전시 seraphinnevallora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부 브랜드는 다양한 인종이나 외모를 가진 AI 모델을 만들어 정체성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지만, 이는 ‘로봇식 문화 전유(Robot Cultural Appropriation)’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다양한 정체성을 흉내 내지만, 그 창작자는 해당 정체성과 무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모델 단체는 아예 자신의 외모나 이미지가 AI 학습에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동시에 AI로 자신의 복제 모델을 만들어 수익을 얻는 방식도 일부에서 시도되고 있다.
패션계는 여전히 실험 단계에 있지만, 점점 더 많은 브랜드가 AI 활용을 고려 중이다. 일부 브랜드는 실제 모델의 외모를 기반으로 한 ‘합성 모델’을 활용하고 있고, 고급 브랜드는 조심스럽게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결국 패션계도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AI는 인간의 고유한 이야기와 불완전한 매력을 따라올 수 없다"며, 모델들이 자기만의 개성과 스토리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그가 이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패션계 전체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단순히 광고 논쟁을 넘어선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글 / 김지훈 news@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