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차체 제조 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 알루미늄 부품을 통째로 주조하는 혁신 기술인 기가캐스트의 전면부 적용을 중단하고, 강판 스탬핑 부품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충돌 시 에너지 흡수와 수리 용이성 등 성능 및 편의성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2025년 4월부터 출고된 모델 Y 일부 개량 모델의 전면 골격에 기가캐스트 대신 강판 스탬핑 부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후면부는 기존 기가캐스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가캐스트의 선구자였던 테슬라의 이러한 변화는 알루미늄 채택 확대를 늦추고, 철강 소재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기가캐스트는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알루미늄 합금의 특성상 정면충돌 시 충돌 에너지를 흡수하는 능력이 철강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또한, 파손 시 수리가 불가능해 차체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문제로 높은 수리 비용이 단점으로 꼽혔다. 테슬라가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인식하고, 충격 흡수성이 뛰어나고 수리가 용이한 강판의 필요성을 재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일부 자동차 업계는 기가캐스트를 추격하는 동시에, 강판 일체형 성형 기술인 핫스탬핑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핫스탬핑은 강판을 고온에서 프레스 성형해 복잡한 형상을 제작하고 부품 수를 줄이는 기술이다. 기가캐스트만큼 부품을 줄이기는 어렵지만, 자본 투자 부담이 적고, 인장 강도가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다루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샤오미는 신형 EV YU7에 2.2GPa급 초고장력을 채택했다. 4도어의 보라색 A/B 기둥과 충돌 방지 빔에 적용된다(위 사진)
북미 등 주요 시장의 강화되는 충돌 안전 기준에 맞춰 초고장력 강판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핫스탬핑 기술은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향후 자동차 소재 경쟁은 단순히 경량화나 강성을 넘어 재활용성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철과 알루미늄을 섞어 사용하는 멀티 소재보다 단일 소재를 사용하는 모노 소재가 재활용 시 품질 저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가캐스트의 문제가 해결될 경우, 재활용성이 우수한 알루미늄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의 제조 방식 변화는 철과 알루미늄, 그리고 핫스탬핑과 기가캐스트로 대변되는 자동차 차체 기술의 미래 경쟁 구도를 다시 한번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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