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 폭스콘(Foxconn)이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위치한 옛 GM 공장을 매각하고 전기차(EV)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출처:폭스콘)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애플 아이폰 위탁생산기업으로 잘 알려진 폭스콘(Foxconn)이 미국 전기차(EV)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위치한 옛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인수한 지 3년 만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해당 부지를 약 8800만 달러(약 1220억 원)에 ‘크레센트 듄 LLC(Crescent Dune LLC)’이라는 회사에 넘겼다. 이 회사는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지 불과 12일 된 법인으로 폭스콘의 기존 비즈니스 파트너로만 알려졌다.
폭스콘은 또 전기차 관련 자회사가 보유한 기계와 장비도 약 2억 8700만 달러(약 3980억 원) 규모로 매각했다.
폭스콘은 지난 2021년 전기차 스타트업 로즈타운 모터스로부터 이 공장을 2억 3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북미에서 가장 중요한 EV 제조·연구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폭스콘은 자체 전기차 개발과 함께 미국 내 계약 생산 확대를 목표로 했지만 상황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로즈타운 모터스를 비롯해 협력하려던 세 곳의 전기차 회사가 잇달아 파산하면서 사업 기반이 무너졌다. 로즈타운 모터스는 초기 소량의 전기차를 생산했지만 폭스콘과의 갈등 끝에 2023년 6월 파산했다.
이어 소형 EV 스타트업 인디EV(IndiEV)가 2023년 10월, 피스커(Fisker)가 2024년 6월 파산했다. 유일하게 생산을 이어간 모나크 트랙터(Monarch Tractor)도 수백 대 수준의 전기 트랙터 생산에 그쳤다. 폭스콘과 협력했던 주요 회사들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더 이상 전기차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없다고 판단한 것이 매각을 결정한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폭스콘의 전기차 사업 철수는 미국 제조업 부활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두 번째 대규모 프로젝트 실패 사례가 됐다. 앞서 위스콘신주에서 추진했던 LCD 공장 사업 역시 계획 대비 대폭 축소돼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8번째 불가사의’라며 추켜 세운 기대를 무너뜨린 바 있다.
폭스콘은 여전히 로즈타운 시설에서 일부 고객 제품 제조에 관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앞으로는 전기차 대신 인공지능(AI) 서버 생산에 집중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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