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너럴 모터스(GM) 산하 브랜드 뷰익(Buick)이 중국 상하이 디자인센터를 통해 또 하나의 미래형 전기 콘셉트카 ‘일렉트라 오빗(Electra Orbit)’을 공개했다. SF 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디자인 요소와 공력 기술, 조명 테마로 무장한 이 콘셉트카는 뷰익이 향후 중국 시장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보여주는 시사점 있는 시도다.

SUV 일색 미국과 달리, 중국에선 다채로운 라인업
최근 수년간 뷰익은 미국 내에서 SUV 중심의 라인업만을 유지하며 젊은 층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그러나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라크로스(LaCrosse), 리갈(Regal), 베라노 프로(Verano Pro) 등 세단 라인업과 미니밴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일렉트라 오빗은 2024년 공개된 일렉트라 L, 일렉트라 LT, 그리고 2025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등장한 일렉트라 GS에 이어 선보인 또 하나의 일렉트라 브랜드 콘셉트 시리즈로, 특히 형식적인 현실성보다는 상상력과 미학에 집중한 비전카 성격이 강하다.

날개처럼 열리는 도어, 공기 흐름 바꾸는 바디… 말 그대로 ‘오빗’
외관은 처음 봤을 땐 단순한 패스트백 세단처럼 보이지만, 주행 시에는 에어로 패키지가 자동으로 변화하며 다운포스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보닛 상단의 대형 에어벤트는 공기를 위로 분산시키고, 전면 범퍼 하단은 스플리터로 변형되며 지면과 가까워진다. 측면 스커트와 리어 디퓨저도 함께 낮아져 전체적인 공기 흐름을 제어한다.
후면에서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보트 테일 디자인과 함께 양측으로 분리되는 리어 윙이 전개된다. 휠 커버에는 부동 상태의 뷰익 로고가 자리잡고 있으며, 전방 정차 시에는 보닛 안에서 두 개의 수트케이스가 위로 회전하며 드러나는 연출도 가능하다.

회전식 도어와 궤도형 조명… ‘미래 감성’의 집약체
문 여는 방식부터 남다르다. 일반적인 힌지 방식이 아니라 차체 밖으로 밀려나오며 회전하는 구조로, 문이 열릴 때 4개의 라이트가 하늘을 향해 비추며 탑승객을 환영한다. 실내는 4인승 구조로 중앙 기둥(Pillar)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둥을 따라 조명이 궤도를 그리듯 흐르는 디자인은 모델명 ‘오빗(Orbit)’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구현한 요소다.

대시보드에는 행성 시스템을 형상화한 애니메이션이 등장하고, 중앙 콘솔에는 구형 크리스탈과 고리 형태의 오브젝트가 탑재되어 미래적 이미지를 더한다.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행성과 달 이미지는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뷰익의 디자인 실험 의지를 잘 보여준다.
스티어링 휠은 스퀘어와 서클의 중간 형태인 '스쿼클(Squircle)'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완전 자율주행을 암시하는 구조지만 가속 및 제동 페달은 유지되어 일정 수준의 운전자 개입을 전제로 한다.

‘중국 중심’ 전략 강화… SUV 일변도 탈피 가능성은?
일렉트라 오빗이 양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GM 상하이 디자인센터의 창의성과 브랜드 실험 정신을 상징하는 결과물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뷰익은 여전히 프리미엄 감성과 세단 중심의 전략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브랜드 재정립에 있어 미국보다 중국이 주도권을 쥘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이번 콘셉트의 의미는 가볍지 않다.
SUV 중심 전략을 고수해 온 미국 내 뷰익의 방향성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혹은 일렉트라 시리즈가 브랜드의 새로운 얼굴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