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자율주행 및 AI 기술 개발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슈퍼컴퓨터 ‘도조(Dojo)’ 프로젝트를 사실상 종료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도조 팀 리더 피터 배넌(Peter Bannon)이 회사를 떠나고, 잔여 인력은 테슬라 내 데이터센터 및 컴퓨팅 프로젝트로 재배치된다.
이번 결정은 약 20명의 전직 테슬라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 AI 스타트업 ‘DensityAI’를 설립한 직후에 나왔다. 해당 스타트업은 전 도조 책임자 가네시 벤카타라마난(Ganesh Venkataramanan)과 전 테슬라 엔지니어 빌 창, 벤 플로어링이 공동 창업했으며, 로보틱스·AI 에이전트·자동차용 AI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2019년부터 추진한 핵심 프로젝트의 종료
일론 머스크 CEO는 2019년부터 도조를 테슬라 AI 전략의 ‘핵심 축’으로 강조해 왔다. 도조는 자율주행 고도화를 위해 방대한 양의 영상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을 갖춘 슈퍼컴퓨터로, 2021년 첫 AI 데이에서 자체 개발한 D1 칩과 함께 공개됐다. 이후 차세대 D2 칩 개발 계획까지 밝혔으며, 모건스탠리는 2023년 도조가 로보택시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매출원을 열어 최대 5,000억 달러의 기업가치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이후 머스크는 도조 언급을 줄이고, 대신 텍사스 오스틴 본사에 건설 중인 AI 트레이닝 슈퍼클러스터 ‘코텍스(Cortex)’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 외부 파트너 의존도 확대… 삼성과 165억 달러 계약
도조 중단 이후 테슬라는 AI 칩 및 컴퓨팅 인프라에서 엔비디아, AMD, 삼성 등 외부 기술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지난달 삼성과 165억 달러 규모의 AI6 추론 칩 제조 계약을 체결했으며, 해당 칩은 완전 자율주행(FSD)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데이터센터 AI 학습까지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도조3와 AI6 추론 칩 사이의 설계 통합 가능성을 모색 중”이라며 향후 제품군 단순화를 시사했다.
■ 전략 전환 배경과 향후 전망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제한적인 로보택시 서비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완성도 논란, 그리고 AI 투자 효율성 문제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현재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290억 달러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제안하며, AI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도조의 중단이 단기적으로 테슬라의 AI 독자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대신 검증된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성과 상용화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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