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브랜드가 미국에서 전라인업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출처: 지프)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눈에 띄게 판매가 하락한 지프 브랜드가 본토인 미국에서도 판매량 급감에 따른 실적 하락이 이어지며 CEO가 직접 나서 대대적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
현지 시각으로 10일, 주요 외신은 지프 CEO 밥 브로더도프(Bob Broderdorf) 발언을 인용해 지프 브랜드는 랭글러를 제외한 전 라인업의 가격 조정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브로더도프 CEO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있으며 대부분 모델의 가격을 현실화했다. 그 동안 브랜드 발목을 잡던 '가격 문제(pricing problem)'를 해결했다"라고 말했다.
지프의 이번 가격인하는 계속된 판매량 하락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출처: 지프)
이어 그는 가격 외에도 관세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험난한 길'을 예고하면서 향후 제품 라인업 다변화, 디자인 개선 및 신차 출시를 통한 브랜드 재정비를 다짐했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최근 지프 라인업은 글래디에이터와 랭글러가 부분변경을 거치고 그랜드 체로키, 왜고니어, 그랜드 왜고니어는 업데이트가 예정됐다. 또 올 연말 체로키는 완전변경모델이 출시되고 레콘은 11월경 라인업에 합류한다.
한편 지프 브랜드는 2018년 한 해 동안 97만 3227대를 팔아 전성기를 누리던 것에서 불과 6년 만인 지난해 기준 58만 7722대로 판매량 급감을 보여왔다.
이는 한국 시장에도 유사한 모습으로 2010년부터 판매 상승과 함께 2019년 1만 251대 판매로 '1만 대 클럽'에 진입 후 정점을 찍고 2021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판매 하락을 거듭하며 올해에는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운 판매 감소를 기록 중이다.
지프의 이 같은 판매 하락에는 라인업 조정 실패와 무리한 가격 인상 등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발 가격 인하가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인 가운데 관련 업계는 브랜드 재도약 발판의 기회로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출처: 지프)
특히 가격 정책은 소비자 이탈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으며 미국 시장 기준 체로키 기본 가격은 2022년 2만 8135달러에서 3만 3995달러로 급등하고 레니게이드 역시 2023년 3만 490달러부터 시작해 소형 SUV 진입 장벽을 높여왔다. 또 2024년 그랜드 왜고니어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수천 달러 더 비싼 가격이 책정된 바 있다.
이런 가격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지프 브랜드는 그랜드 체로키를 비롯한 다양한 라인업에서 수천 달러에 이르는 가격 인하를 최근 단행했다. 예를 들어 왜고니어는 기존 6만 2945달러에서 5만 9945달러로 인하되고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드 왜고니어 역시 9만 1945달러에서 8만 4945달러로 새로운 가격이 책정됐다.
관련 업계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 인기 상승과 함께 독보적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통해 성장해 온 지프 브랜드가 경쟁 모델 증가와 함께 가격, 상품성, 서비스 등에서 재정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미국발 가격 인하 결정이 단순 할인을 넘어 소비자 신뢰 회복과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재도약의 발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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