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올라 칼레니우스(Ola Källenius) CEO가 오는 2030년 내연기관 판매를 금지하는 유럽연합의 정책이 유럽 자동차 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처:메르세데스 벤츠)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올라 칼레니우스(Ola Källenius) 메르세데스 벤츠 CEO가 유럽연합(EU)의 내연기관 판매 전면 금지가 유럽 자동차 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35년 내연기관 판매를 전면 금지 계획은 너무 성급하다”라며 "현실 점검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전속력으로 벽을 향해 달려가는 꼴이 될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탈탄소화는 필요하지만 기술 중립적인 방식이어야 하며 경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메르세데스 AMG가 최근 ‘종료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신형 V8 엔진 개발 계획을 발표한 직후 나왔다.
칼레니우스 CEO는 앞서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접근은 EV와 내연기관 모두를 병행하는 것”이라며 “하나의 기술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메르세데스뿐만 아니라 포르쉐 역시 전동화 계획을 일부 수정하며 다양한 파워트레인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독일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 금지 시점이 확정되면 시행 직전까지 내연기관 판매가 급증할 수 있지만 이후 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근 전동화 전환 계획을 다시 손질하고 있다. 한때 2030년까지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던 메르세데스는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와 시장 상황을 이유로 목표를 조정했다.
오는 2027년까지 18종의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절반은 전기차, 나머지는 다양한 내연기관 모델이 될 전망이다. 칼레니우스 CEO는 이를 “메르세데스 역사상 가장 치열한 3년간의 신차 출시”라고 표현했다.
칼레니우스 CEO의 우려와 경고는 벤츠의 가장 큰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연비 규제와 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산 합리적 가격대의 고품질 전기차가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내연기관과 전동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 변화의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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