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 게임산업의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5%에 달한다. 이는 수출액 상위권인 동남아시아(19.2%), 북미(14.8%), 일본(13.6%), 대만(10.4%)과 비교해도 확연히 높은 수치다. 다시 말해, 중국은 한국 게임산업에 있어 중요한 단일 시장 중 하나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그런 중국의 2025년 상반기 게임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였을까?
지난 7월 31일, 중국 시청각 및 디지털 출판 협회(音像与数字出版协会)는 ‘2025년 1~6월 중국 게임산업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6월까지 중국 내수 게임시장의 실제 매출액은 1,680억 위안(약 32조 4,458억)으로 전년 대비 14.08%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게임 이용자 수는 약 6억 7,9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0.72% 증가했으며, 이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이다.

중국의 자체개발 게임의 내수 매출이 전년 대비 19%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2025년 상반기 자체개발 게임의 국내 실제 판매수입은 1,404억 5,200만 위안(약 27조 1,255억)으로 전년 대비 19.29% 증가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중국 업체가 자체 개발한 게임의 해외 실제 매출은 95억 100만 달러(약 13조 1,987억)로, 전년 대비 11.07% 증가했다. 이 수치는 장기 서비스 게임과 2024년 출시 신작의 매출이 큰 몫을 차지했다.

장르별로 살펴보면, 해외 시장 매출 상위 100대 중국자체개발 모바일 게임 중 전략 게임이 전체 매출의 43.33%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고, 이는 전년 대비 큰 폭의 증가세다. 롤플레잉 게임은 10.02%로 2위를 차지했지만 수치가 소폭 감소했고, 슈팅 게임은 8.85%로 3위에 올랐다. 시뮬레이션과 방치형 게임은 매출이 감소한 반면, 합성 게임(머지 게임)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 부문별로 보면, 모바일 게임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2025년 상반기 모바일 게임의 실제 매출은 1,253억 900만 위안(약 24조 2,034억)으로, 전년 대비 16.55% 성장하며 전체 시장의 74.59%를 차지했다.

콘솔 게임 시장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2025년 상반기 중국의 콘솔 게임 매출은 10억 3,400만 위안(약 1,997억 2,744만 원)으로 전년 대비 29.78% 증가했다. 이는 2024년 출시된 대작 ‘검은신화: 오공’의 지속적인 흥행과 신규 수입 콘솔 게임 판매 호조의 영향이 크다.
e스포츠 게임 시장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상반기 e스포츠 게임 매출은 806억 4,500만 위안(약 15조 5,773억)으로 전년 대비 16.64% 성장했다. 기존 인기 e스포츠 타이틀의 안정적인 매출과 신작 출시가 원인이었다.
이외에 캐주얼 모바일 게임 시장은 164억 3,900만 위안(약 3조 1,753억)으로 전년 대비 2.55%로 소폭 성장했다. 인앱 구매가 전체 매출의 67.5%를 차지했고, 광고 수익이 32.5%를 차지했다. 미니프로그램 게임 시장(위챗, 틱톡 같은 소셜 플랫폼에서 다운로드 없이 바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32억 7,600만 위안(약 4조4,960억)으로 전년 대비 40.2% 성장했다.
반면, 웹 게임 시장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025년 상반기 웹 게임의 실제 매출은 22억 300만 위안(약 4,255억 3,148만)으로 전년 대비 5.87% 감소했다.

2차원 모바일 게임(서브컬처 게임) 시장도 감소세를 보였다. 2025년 상반기 해당 시장 매출은 145억 7,700만 위안(약 2조 8,156억)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기존 인기작 매출 둔화,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의 반복, 이용자 지출 의지 감소, 그리고 한정된 이용자 풀을 두고 다른 장르와의 경쟁 심화를 꼽을 수 있다.
한편, 지난 4일 중국 시청각 및 디지털 출판 협회와 감마데이터(伽马数据)는 공동으로 ‘중국 게임 해외 진출 가이드 – 한국(中国游戏出海指南-韩国篇)’을 발표했다. 한국은 세계 4위의 게임 시장이자, 중국 게임의 해외 진출 대상국 중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게임 시장 규모는 25조 1,9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 성장했다. 모바일 게임이 5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PC 게임이 26%로 뒤를 이었다. 한국 시장에서는 RPG와 전략 장르의 수익성이 높으며, 모바일 이용자의 47%가 접속 후 30일 이내 첫 결제를 진행하는 준수한 결제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보고서는 한국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은 게임 등급 분류, 미성년자 보호, 아이템 확률 공개 등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되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비성인 콘텐츠(19세 미만)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국제등급분류연합을 통해 획득한 등급을 지원한다. 그러나 성인 콘텐츠(19세 이상)의 경우, 퍼블리셔가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직접 등급을 받아야 한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검토하는 콘텐츠 범주는 성, 폭력, 범죄와 마약, 부적절한 언어, 도박 등을 포함한다. 위치 정보 활용도 ‘공간정보관리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제한된다.
또한 한국 이용자들은 게임 품질과 문화적 연관성에 대해 매우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고 봤다. 현지화나 품질을 간과할 경우 부정적인 입소문과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지화 QA는 기능 및 기술 테스트만큼 중요하다.
아울러 한국 이용자들은 한국전쟁이나 일제강점기와 같은 역사적 사건을 다룬 콘텐츠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표현은 피해야 한다. 또한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의 명절 행사는 현지화를 우선시하고, 단순히 중국의 운영 모델을 모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