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라이슬러가 자사의 아이코닉 모델 ‘300’을 전기 세단으로 부활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2023년 단종 이후 공백이 길어진 만큼, 브랜드의 존재감을 다시금 강화할 전략 카드로 평가된다. 이번 신형 300은 ‘할시온(Halcyon) 콘셉트’에서 디자인과 기술적 영감을 받아, 고급스럽고 미래지향적인 풀사이즈 세단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과거 ‘가난한 이들의 벤틀리’라 불리며 독보적인 문화적 상징성을 지녔던 크라이슬러 300은 2004년 5.7리터 HEMI V8 엔진을 탑재한 300C를 통해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스텔란티스는 전동화 전환을 위해 캐나다 브램프턴 공장을 재편하며 2023년 말 생산을 종료했고, 후속 전기 세단 출시가 오랫동안 지연돼 왔다.
이번 부활은 스텔란티스의 차세대 STLA Large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이 플랫폼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지원한다. 크라이슬러는 초기에는 순수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했으나,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용 속도를 감안해 하이브리드 버전 도입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기존의 HEMI 대신, 램 1500에 적용된 eTorque 시스템(3.6리터 펜타스타 V6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이나, 더 강력하고 세련된 주행감을 제공하는 허리케인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 엔진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전륜구동 대신 사륜구동이 기본 적용될 가능성이 크며, 배터리 시스템은 400V와 800V 아키텍처를 모두 지원해 최대 400마일(약 64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차세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Defined Vehicle, SDV) 전략에 따라 STLA Brain, STLA Smart Cockpit, STLA AutoDrive 등이 적용된다. 이는 첨단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기술을 포함해 럭셔리 브랜드 수준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이슬러의 신형 300은 2027년 출시가 유력하며, 세단으로 확정되지 않고 쿠페형 크로스오버로 전환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러나 ‘300’이라는 이름의 부활 자체만으로도 크라이슬러가 다시금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도전장을 던졌음을 의미한다.
사진은 300C EV 컨셉 (위)와 단종되었던 300C (아래).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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