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제네시스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컬러’라는 언어로 자신들의 여정을 풀어냈다. 단순한 도색을 넘어 브랜드가 지향하는 정체성과 한국적 미학을 담은 색채는 지난 10년간 제네시스가 어떻게 자신만의 럭셔리를 구축해왔는지 잘 보여준다.
산과 바다, 그리고 한국의 자연이 빚은 색
첫 번째 상징은 ‘한라산 그린(Hallasan Green)’. 제주의 푸른 바다와 검은 현무암, 울창한 숲을 아우르는 색조는 G90을 비롯해 여러 세단과 슈팅 브레이크에 적용되며, 한국 땅이 품은 장엄함을 담아냈다.
‘인제 그린(Inje Green)’ 역시 자연에서 출발한다. 강원도 인제의 산세와 레이싱 서킷 ‘인제 스피디움’에서 영감을 받아 메탈릭 에메랄드 빛으로 구현됐다. 전동화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을 잊지 않겠다는 제네시스의 의지가 녹아 있다.
단청과 기와... 한국의 전통에서 길어낸 색
색채의 뿌리를 전통 건축과 문화에서 찾은 사례도 눈길을 끈다. ‘기와 네이비(Giwa Navy)’는 한옥 지붕의 기와에서 단청 오렌지(Dancheong Orange)’는 궁궐 처마 밑 단청 무늬에서 비롯됐다.
기와 네이비와 단청 오렌지는 단순히 전통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공간과 조화를 이루며 제네시스 실내 디자인의 품격을 높였다.
또한 ‘학 크레인 화이트(Crane White)'는 장수와 고귀함을 상징하는 학에서 영감을 받아 X 컨버터블 콘셉트에 적용, 순백의 우아함을 강조했다.
열정과 에너지, 성능을 상징한 컬러
제네시스가 퍼포먼스 영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신호탄은 ‘마그마 오렌지(Magma Orange)’였다. GV80 쿠페 콘셉트에서 시작된 이 색은 G80 마그마 스페셜, X 그란 베를리네타 등 고성능 모델에 일관되게 쓰이며 브랜드의 ‘뜨거운 심장’을 상징했다.
앞으로 출시될 GV60 마그마, 그리고 내구 레이싱팀의 하이퍼카까지 이 오렌지는 제네시스 퍼포먼스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밤하늘과 직조된 프리미엄 감성
제네시스는 ‘미드나잇 블랙(Midnight Black)’과 ‘마제스틱 블루(Majestic Blue)’로 한국의 고요한 밤하늘을 표현했다. 네올룬 콘셉트의 투톤 바디는 절제된 세련미와 당당한 존재감을 동시에 드러낸다.
실내에서는 ‘로열 인디고 캐시미어(Royal Indigo Cashmere)’와 ‘퍼플 실크 레더(Purple Silk Leather)’가 전통 염색 기법과 장인의 손길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눈에 보이지 않는 깊이를 만들어냈다.
10년의 색, 미래 100년의 색
제네시스의 색은 단순히 미적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적 혼을 담아낸 스토리텔링이며,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독자적 럭셔리’를 증명하는 무기로 본다. 지난 10년, 제네시스는 색을 통해 과거와 미래, 전통과 혁신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았다. 앞으로의 10년, 또 다른 한국의 전통과 자연에서 어떤 색을 찾아 새로운 팔레트를 열어갈지 기대를 모은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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