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가 도요타 리서치인스티튜트와의 공동 연구에서 물건을 집어 선반에 정리하는 시연을 하고 있다. (출처:도요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집어 선반에 올리고, 상자의 덮개를 닫자 다시 열어 제자리에 물건을 정리한다. 기다란 물체는 반으로 접어 정리하는 모습까지. 인간이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동작을 척척 해내는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최신 영상이 공개됐다.
놀라운 점은 이번 영상을 공개한 곳이 현대차가 아닌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RI)라는 사실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도요타가 지난해부터 공동 연구에 착수한 결과물이 드러난 것이다. 도요타와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 2024년 10월, 대형 행동 모델(Large Behavior Model, LBM)을 활용해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발전시키는 공동 연구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단순한 걷기와 물체 들기를 넘어 연속적이고 복합적인 정리·분류 작업을 수행한다. 연구원들이 갑자기 상자 뚜껑을 닫거나 밀어내는 방해를 가해도 로봇은 즉각 동작을 수정하며 과제를 이어갔다.
핵심은 도요타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공동 개발한 대형 행동 모델(Large Behavior Model, LBM)이다. 지금까지는 보행·균형 제어와 물체 조작 제어가 분리된 방식이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하나의 LBM이 손과 발을 동일하게 인식하며 전신을 통합적으로 제어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보틱스 리서치 부사장 스콧 쿠인더스마는 “하나의 신경망이 긴 과제들을 수행하도록 훈련하면 범용성은 물론 데이터 수집 효율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 리서치인스티튜트의 러스 테드레이크 부사장 역시 “휴머노이드의 강점은 기존 인간 환경에 그대로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LBM은 사람이 시연만 해도 빠르게 새로운 동작을 학습할 수 있어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양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전신 제어, 정밀 조작, 동적 행동 등 로봇 연구의 근본적 과제를 다루며, 장기적으로는 일상생활을 지원할 범용 휴머노이드의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그간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대표 모델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영상을 통해 아틀라스가 도요타의 연구개발 현장에서 새로운 진화를 맞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업계에서는 “아틀라스가 도요타로 이직한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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