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캐나다의 교통사고 사망률 격차가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고속도로 안전 보험 연구소(IIHS)의 분석에 따르면, 캐나다는 교통 안전 조치 강화로 사망자가 꾸준히 감소한 반면, 미국은 위험한 운전 행태가 만연하며 사망자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IIHS의 보고서는 2007년부터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 2020년 기준으로 인구 10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미국은 118명으로 캐나다(46명)의 2.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지난 10년간 인구와 주행 거리가 모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 사망자를 18%나 줄였다. 이는 휴대전화 사용 금지, 안전벨트 규제 강화, 과속 단속 카메라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도로 안전 조치가 큰 효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특히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 대형 트럭, 젊은 운전자 관련 사망자가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하며 정책의 성과를 입증했다.
반면, 미국은 2011년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가 무려 33%나 증가했다. 보고서는 음주, 과속, 부주의 운전, 안전벨트 미착용 등 운전자의 위험한 행동이 사망자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주(州)마다 법률이 달라 일관된 단속과 규제가 어려운 점도 문제로 꼽혔다.
실제로 음주 운전 관련 법규만 보더라도, 캐나다의 혈중알코올농도(BAC) 법적 한도가 0.05%인데 반해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0.08%로 더 높다. 캐나다 경찰은 의심이 없어도 불심 음주 측정을 할 수 있지만, 미국은 단속 권한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IIHS는 이 같은 심각성을 인지하고, 203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30% 줄이는 '30×30 도로 안전 전략'을 발표했다. 보행자 안전 확보,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 음주 운전 법적 한도 하향 등이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미국은 주별로 법률이 달라 전국적인 법 개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IIHS는 교통량이 많은 도시의 보도 확충, 헬멧 착용 의무화 등 작은 규모의 개선부터 시작해 점진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번 IIHS 보고서는 일관되고 강력한 교통안전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선진국 중 유독 높은 사망률을 기록 중인 미국이 과연 캐나다의 성공 사례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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