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YL은 3열 캡틴 시트는 물론 전장과 휠베이스 등을 늘려 6인승 전용 모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그러나 자율주행이 본격화하면 필요없는 차가 될 있다는 이유로 미국 시장에는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출처:웨이보)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중국에서 새롭게 선보인 6인승 전기 SUV ‘모델 YL’이 미국 시장에는 당분간, 혹은 아예 출시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이외 지역 출시도 불확실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미국에서 자율주행이 보편화되면 새로운 차종이 필요 없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모델 YL의 미국 생산 및 출시 계획을 사실상 부인했다.
중국에서 공개된 모델 YL은 휠베이스를 늘리고 3열 좌석을 추가해 가족 단위 수요를 겨냥한 모델이다. 현지 가격은 약 4만 7000달러(약 6600만 원)부터 시작하고 최근 중국 인증 과정에서 일부 사양이 공개돼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머스크가 미국 출시 가능성을 낮게 언급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발표 직후 1.6% 하락했고 투자자 기대감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머스크는 자율주행 기술이 곧 상용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거듭 강조해 왔다. 그는 “테슬라에 투자하려면 자율주행 리더십을 믿어야 한다”는 발언을 이어가며 자율주행에 집착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과거 기어 레버와 방향지시등 스토크를 없앴다가 고객 불편으로 다시 옵션을 추가했고, 저가 보급형 모델 개발도 자율주행 시대에는 필요 없다며 취소한 전례가 있다. 이번 모델 YL의 미국 출시 보류 결정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략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6인승 전기 SUV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모델 YL의 높은 가격이 판매 확대에 제약이 될 수 있다. 반면 대형 SUV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에서는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시장 상황이 더 유리한 미국에서 모델 YL을 출시하지 않는 것은 전략적 실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6인승 전기 SUV야말로 향후 로보택시 서비스에 적합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테슬라의 자율주행 수준이 레벨 4에 필요한 기준치의 0.1%에 불과하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가운데 기본적인 내비게이션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곧 차량 라인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머스크의 주장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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