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기아 오토랜드에서 공개된 첫 양산형 EV4. 현지 생산 개시 행사는 기아의 유럽 전기차 전략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출처:기아)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기아가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EV4의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기아 순수 전기차가 유럽 현지에서 생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유럽 시장 맞춤 전략의 핵심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유럽은 전동화 전환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지역 중 하나로,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가 사실상 금지될 예정이다. 따라서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은 물류 비용 절감과 공급망 안정성 강화는 물론,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와 무역 장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지 생산이 기아의 “유럽 내 뿌리내리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전기차를 유럽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기아는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비자에게 더 빠른 공급과 맞춤형 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슬로바키아 정부와 지역 사회는 이번 투자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1억 800만 유로(약 1800억 원) 규모를 투자해 공장 현대화와 함께 신규 설비와 배터리 라인 도입으로 고용 안정과 첨단 제조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 중인 기아 EV4 차체. 최신 자동화 설비와 전용 배터리 라인이 도입돼 유럽 맞춤형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했다.(출처:기아)
현지 언론은 기아 EV4가 유럽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해치백 형태로 설계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390마일(약 630km)에 달하는 주행거리와 V2G(차량-그리드 연계) 기능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 단체들도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이 100%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가동된다는 점과 전기차 생산 확대가 지역 내 탄소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마르크 헤드리히 기아 유럽 CEO는 “EV4 현지 생산은 기술력과 유연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유럽 고객 기반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EV4 해치백은 유럽에서 패스트백은 한국에서 생산하며 글로벌 분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럽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 확보라는 목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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