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의 야심작 ‘붉은사막’이 올해 말로 예정됐던 출시 시기를 내년 1분기로 연기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게임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렸으나, 최근 실적 발표와 함께 갑작스럽게 출시 연기를 발표하면서, 게임 완성도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때문에 4만원선에서 유지되던 주가가 3만원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펄어비스는 “첫 AAA급 콘솔 게임을 런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통, 보이스오버, 콘솔 인증 등 여러 파트너사와의 협업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졌다. 출시 일정을 내부적으로 확정했으나, 더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콘솔 시장을 염두하고 개발한 게임인 만큼, 글로벌 대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번 게임스컴 어워드에서 한국 게임 중 유일하게 최고의 비주얼(Best Visuals,) 에픽(Most Epic), 최고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Best Sony PlayStation Game), 최고의 엑스박스 게임(Best Microsoft Xbox Game) 총 4개 부문 후보로 선정되면서 해외 시장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올해 게임스컴 어워드는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보더랜드4 등 이미 전세계적인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유명 IP 신작들이 많았던 만큼, 신생 IP 게임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부분이다.
게임스컴을 앞두고 공개한 초반부 퀘스트라인 영상, 그리고 게임스컴 시연 버전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다. 기존에는 4종의 보스전 시연 버전만 공개돼 오픈월드 콘텐츠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으나, 이번 게임스컴에서 광활한 오픈월드가 어떻게 구현되어있는지를 실제로 보여줬으며,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시간과 날씨, 군대와 군대가 맞붙는 대규모 전투, 원소를 활용한 강력한 스킬 등으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날씨, 조명 효과에 따라 전체적인 화면 느낌이 달라지는 사실적인 그래픽과 까마귀 날개를 활용해 광활한 오픈월드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모습이 강렬한 인상을 줬다.

다만, 아직 동작 연결이 살짝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펄어비스가 완성도를 더 높이기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선택이 이해가 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북미 유명 매체인 더 게이머는 붉은사막 출시 연기 소식을 다루면서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방대한 오픈월드에 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했다. 인기 게임의 몇 가지 특징을 차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보스전, 스킬, 그리고 오픈 월드의 규모는 매우 거대해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펄어비스가 게임을 더욱 다듬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가 보도했다.

전반적으로 출시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진 것은 실망스럽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출시돼 망한 게임이 되는 것보다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2022년 게임스컴 어워드에서는 이전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Best Action Adventure Game)'과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Best Role Playing Game)'에 선정되면서, 글로벌 기대작으로 떠오른 바 있다.
올해 게임스컴 어워드 후보작 중에서는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수상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현지 시연 버전에 대한 반응에 따라 충분히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붉은사막’이 이번 게임스컴을 통해 출시 연기로 인한 실망감을 딛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