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유럽 시장만을 위해 설계된 첫 순수 전기차 EV4의 생산을 슬로바키아 질리나(Zilina)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번 생산 돌입은 기아의 유럽 전동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핵심 행보로, 유럽 전용 전기차 시장 공략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EV4가 생산되는 기아 오토랜드 슬로바키아는 최신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재구성되었으며, 이를 위해 기아는 총 1억 800만 유로(약 1,570억 원)를 투자했다. 주요 개선 사항에는 EV 배터리 전용 컨베이어 시스템 도입 등 첨단 설비가 포함됐다.
신형 EV4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Electric 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고객은 ▲표준형 58.3kWh 배터리 ▲대용량 81.4kWh 배터리 중 선택할 수 있다.
또한 EV4에는 ▲차량과 전력망을 연결하는 V2G(Vehicle-to-Grid) ▲외부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V2L(Vehicle-to-Load) 기능이 탑재돼 에너지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경량 알루미늄 보닛과 무광을 포함한 8가지 외장 색상 옵션도 제공된다.
기아는 지난 2월, EV4 세단과 해치백 디자인을 공개하며 유럽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생산 개시는 그 후속 조치로, 본격적인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
2004년 가동을 시작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은 기아의 유럽 전략에 있어 핵심 기지로 자리잡아 왔다. 2㎢ 규모의 부지에는 약 3,700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35만 대의 차량과 54만 기의 엔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이 공장에서는 기아 스포티지, XCeed와 같은 전략 모델이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과 함께 생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생산량은 500만 대를 넘어섰으며, 이는 기아 글로벌 생산량의 약 11%를 차지한다.
기아는 2025년 2분기 글로벌 실적에서 매출 29조 3,5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5% 성장했다. 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강한 수요, 평균 판매 단가 상승, 그리고 환율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번 EV4 생산 개시로 기아는 유럽 내 전기차 라인업 강화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전동화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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