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 이어 테슬라 관련 이슈다. 두 번 연속 부정적인 소식을 다룬 것은 처음이다. 자율주행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잘못되면 오히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었다. 그래서 안전을 중시하는 관련 전문가들은 아주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샐럽 일론 머스크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오토파일럿과 FSD를 유료로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관련해 59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지만 그동안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그런데 최근 일부 판결 기조가 바뀌고 있다. 테슬라의 책임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로보택시가 오히려 테슬라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했던 지적이 현실화되고 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입장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입장차이도 크다. 안전성을 중시하는 웨이모와 비용을 중시하는 테슬라가 비교되기도 한다.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FSD 관련 사고에 대한 미국 내 판결 변화와 일련의 사고 들을 정리해 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인 오토파일럿과 FSD 관련 사고에 대한 미국 법원의 판결 기조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운전자의 책임을 주로 묻는 경향이 강했다. 최근에는 테슬라의 기술적 책임과 과장 광고에 대한 배상 판결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내에서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FSD에 법원에 따라 다른 판결이 나온다. 각 주에 따른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쪽으로 정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10년대 후반 초기부터 2024년까지는 주로 운전자 책임'에 무게를 둔 판결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테슬라의 초기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과 FSD 베타 버전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레벨 2에 해당하는 운전자 보조 기능이었다. 이는 운전자가 항상 전방을 주시하고 운전에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테슬라는 자동차 사용 설명서와 운전자 교육을 통해 이 시스템이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며, 운전자의 주의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시해왔다.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가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에서 대부분 승소하거나 합의를 이끌어냈다.
예를 들어 2023년 11월, 캘리포니아 법원은 2019년 모델3의 오토파일럿 사고 관련 소송에서 차량에 제조상 결함이 없다며 테슬라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배심원단은 운전자의 부주의가 문제였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결들은 운전자의 책임이 크다는 기존의 인식을 강화하는 사례로 작용했다.
그런데 2024년 하반기부터 테슬라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운전자 과실을 넘어, 테슬라의 기술적 결함과 마케팅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 달 마이애미 연방법원 판결이다. 2019년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오토파일럿 관련 사망 사고에 대해 미국 마이애미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테슬라 측 책임을 33%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2억 4,300만 달러(약 3,378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오토파일럿 관련 사고에서 테슬라가 처음으로 패소한 사례다.
배심원단은 운전자의 과실과 제조사의 기술적 책임은 병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운전자가 아무리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더라도, 테슬라의 기술에도 결함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 판결은 앞으로 유사 소송의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 판결도 자율주행 허위 광고와 관련해 테슬라 소유주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을 법원이 승인했다. 법원은 일론 머스크의 과장된 주장과 '완전 자율주행, 즉 FSD라는 용어 사용이 소비자를 오도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머스크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이나 웹사이트 홍보 등 테슬라의 독특한 광고 전략도 허위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아 소송을 기각하려던 테슬라의 시도가 무효화됐다.

일론 머스크는 2016년 이후 생산된 모든 테슬라 차량에 레벨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을 달성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탑재됐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FSD 기능은 감독 없는 자율주행을 구현하지 못했다. 그것은 테슬라의 신뢰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재 테슬라와 관련해 12건의 유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자율주행 능력 과장 광고 혐의로 판매 면허가 일시 정지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사실 이런 것들은 그동안 테슬라의 주가에 묻혀 무시되어 온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이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6월부터 오스틴에서 운행을 시작한 로보택시가 웨이모와 차이가 난다는 것으로 점차 일론 머스크의 발언이 신뢰를 더 잃고 있는 양상이다. 웨이모는 미국 5개 도시에서 운전자 없는 상업용 로보택시를 운행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오스틴에서 진행 중인 로보택시 시범 운행에서도 동승석에 인간 안전 운전자를 배치하는 등 갈 길이 멀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운전석에 탑승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많은 이슈를 통해 주가를 끌어 올려왔다. 앞서 언급한 2016년부터 시작된 ‘1년 후’가 아직 구현되지 않고 있다. 2019년 자율주행의 날 행사에서 2020년까지 100만 대의 로보택시를 운행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제 시작단계다. 같은 행사에서 FSD가 탑재된 차량의 가치가 연간 3만 달러씩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중고차 가격이 5.3% 하락하며 테슬라의 가치 하락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소송에서 테슬라 변호인단은 머스크의 발언이 과장 광고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자동차 회사가 고객의 안전 문제를 단순한 허풍으로 치부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테슬라의 관련 소송은 1,000건이 넘었지만 대부분 소비자가 패소했다. 그래서 테슬라는 우리 차는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사고가 나면 그건 운전자 잘못이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오토파일럿 및 FSD 관련 사망 사고만 해도 59건에 달한다.

테슬라의 사고 중 첫 번 째는 2016년 모델 S 세단의 운전자 사망 사고였다. 사고 발생시 운전자는 부분 자율 주행이 가능한 오토 파일럿 기능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사고에서 테슬라 모델 S가 주행 중에 대형 트레일러와 충돌해 운전자였던 남성(40)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테슬라는 사고 차량이 중앙 분리대가 있는 고속도로를 주행 중 트레일러와 사고 차량이 충돌한 사건으로, 오토 파일럿 기능의 경우 트레일러의 흰색 측면부와 배경이 된 맑은 하늘을 구분하지 못해 차량의 회피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고가 계속되자 독일 뮌헨 지방재판소는 2020년 7월 테슬라의 자율주행에 관한 표현 오토 파일럿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광고 사용을 금지했다.
2022년에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2명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에 서한을 보내 정부 당국이 조사하고 있는 테슬라의 운전 지원 기능 오토 파일럿 및 FSD 베타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지적했다. 테슬라의 FSD 베타 버전이 탑재된 차량이, 표지가 있는 교차로에서 정지하지 않고 저속으로 통과할 수 있게 한 설정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그 해, 3,000 달러 인상된 1만 5,000달러의 FSD 10.69 베타 버전을 공개하면서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가장 큰 특징은 비보호 좌회전이 가능하게 된 것이었다. 테슬라의 FSD 는 SAE기준으로는 레벨2에 속한다. 그럼에도 테슬라측은 운전자의 개입없이 도로에서 장해물이나 보행자를 피해 스스로 주행했다고 하는 시연 장면을 광고했다.
당시에도 소송은 계속됐지만 일론 머스크는 장기적이고 열망적인 목표를 실현하지 못하는 것은 사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것을 확대 재생산하는 소셜 미디어들이 넘쳐난다. 주식 투자와 관련된 것이 주를 이룬다.
2023년 1월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을 표현하는 FSD는 용어가 캘리포니아주가 새로 재정한 규칙에 위반됨에도 테슬라는 이를 무시했다.
그 와중에도 테슬라는 오토파일럿과 FSD룰 OEM에 라이선스 판매 논의 중이라고 해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을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의 차량에 통합하는 것은 간단치 않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컴퓨터와 각 차량 주변의 여러 대의 카메라를 특정 각도로 통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메라 기반 전략은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가 구현한 것과도 구별되며 종종 라이다와 같은 다른 센서에 의존한다.
2023년 8월 일론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 AI 마지막 퍼즐 작업 중이라고 말해 또 시선을 집중시켰다. 당연히 주가는 반응했고 테슬람들은 열광했다. 그 해 11월에는 모델3를 운행 중 사상이 발생한 사건에 대해 캘리포니아 법원의 배심원단은 9대3으로 테슬라에 과실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레벨2로 분류되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이유였다. 테슬라는 FSD, 즉 Full Self Driving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운전자들은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시스템에만 의존하는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

테슬라는 FSD 주행 데이터 비 공개로 신뢰성이 낮다. 그에 관해 2024년 8월 7일, 2분기 안전 보고서를 발표했다.
“2분기에는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기술을 사용하여 주행한 688만 마일(1,108만km)당 1건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오토파일럿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운전자의 경우, 145만 마일을 주행할 때마다 1건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비해 NHTSA와 FHWA(2022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67만마일마다 자동차 충돌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주다.
이는 오토파일럿 기술이 훨씬 더 안전한 주행 경험을 제공했으며 오토파일럿이 없어도 미국의 일반 자동차보다 차량 충돌 빈도가 훨씬 낮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데이터는 항상 제한적이었고 오토파일럿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고속도로보다 도시 도로와 분할되지 않은 도로에서 사고가 더 흔하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인 비교가 필요해 보인다.
테슬라는 2024년 8월 “2분기에는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기술을 사용하여 주행한 688만 마일(1,108만km)당 1건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오토파일럿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운전자의 경우, 145만 마일을 주행할 때마다 1건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비해 NHTSA와 FHWA(2022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67만마일마다 자동차 충돌이 발생했다.”는 안전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어 2024년 9월에는 월간 AI/자율주행 로드맵 업데이트를 시작하며 이 지표의 개선을 언급했지만, 실제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고 몇 달 만에 업데이트를 중단했다.
관련해 테슬라의 FSD 책임자인 아쇼크 엘루스와미는 과거 감독 없는 자율주행을 위해 차량이 개입 없이 평균 70만 마일을 주행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이 자체적으로 집계한 FSD v13.2.9 버전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한 평균 거리는 342마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일론 머스크는 “이 기술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반드시 직접 경험해 보라”며 최신 버전인 버전 13이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주장한다. 그런 주장과는 달리 테슬라는 중국시장에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이름 중 FSD 문구를 삭제했다. 오토파일럿 자동 보조 주행은 보조 주행으로 바뀌었다.
미국고속도로안전협회는 최근 테슬라가 오토파일럿 및 FSD 시스템과 관련된 충돌 사고를 올바르게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테슬라가 충돌 사고 보고를 회피하려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자율주행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은 테슬라의 로보택시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오스틴에서 첫 선을 보인 후 뜨거운 관심과 함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지금 운행되고 있는 웨이모를 비롯한 로보택시는 서비스용 레벨4로 분류된다. 하지만 개인용 자동차의 수준은 레벨2++가 현재의 수준이다. 태슬라의 일반 승용차도 레벨2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정작 인공지능 엔지니어들은 빨라야 2035년이 되야 레벨3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테슬라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다. 일론 머스크는 텍사스주 오스틴의 로보택시 서비스가 자사 최신 하드웨어(HW4)를 활용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자율주행 총책임자는 HW4에서도 무감독 자율주행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며 머스크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1년 동안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무감독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그러나 실제 6월에 출시된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는 조수석에 감독관이 동승하고, 비상시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는 킬 스위치를 작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정의상 '감독 없음'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일론 머스크는 일부 지역에서 연말까지 고객 차량에 감독 없는 자율주행 기능이 제공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 6년 동안 매년 똑같은 주장을 반복해왔음에도 오스틴의 로보택시조차 아직 감독 없는 상태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FSD가 잠재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매우 위험할 수도 있는 기술이라며 진행 상황을 추적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테슬라가 실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한, FSD는 여전히 실체가 없는 제품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이제 테슬라가 HW4 차량에서 무감독 자율주행을 실제로 달성할 수 없음을 언제 인정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결국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최근 관련 판결들은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 확장 계획에 큰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는 한, 각 주 정부의 규제 당국으로부터 로보택시 운행 허가를 받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번 판결이 자율주행차 시장의 법적, 기술적 표준을 바꾸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은 각 주마다 법이 다르고 그것을 개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를 동원해 연방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추진하려 했다. 현재는 트럼프와의 관계 등 여러 변수와 맞물려 상황이 복잡해졌다. 자율주행 관련 소송 패배 등 악재가 겹치면서 그의 로보택시 사업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율주행 규제 완화 기조 자체는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 머스크는 계속해서 로보택시 사업의 성공을 위해 연방 정부의 우호적인 환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활용하여 법 개정을 추진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이 허용한다고 안전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