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테슬라 고위 임원이 공개한 영상. 키(180cm 이상)을 측정을 통과한 성인 남성 6명이 모델 Y L에 탑승해 공간에 여유가 있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영상 캡처)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6인승 SUV 모델 Y L이 “키 180cm 성인 6명이 무리 없이 탑승할 수 있다”는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 영상은 오히려 중국 네티즌들의 조롱을 사고 있다. 현지에서는 “3열 경험은 최악(abysmal)”이라는 혹평과 함께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논란은 테슬라 고위 임원이 공개한 한 영상에서 시작됐다. 영상에는 신장까지 측정한 중국 성인 남성 6명이 모델 Y L에 탑승해 헤드룸과 레그룸에 여유가 있다고 설명하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문제는 3열에 앉은 두 명의 성인이 측면 도어가 아닌 후면 테일게이트를 열고 탑승하는 모습이었다.
좌석에 앉은 뒤에도 머리가 차량 외부로 빠져나온 듯 보이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실제로는 사용이 불가능한 좌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영상 속에서도 1열과 2열 탑승자는 공간의 쾌적함을 강조했지만 3열 탑승자는 고개를 숙인 채 불편해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영상을 본 중국 EV 전문 매체와 네티즌들은 “형편없다(abysmal)”, “트렁크에 사람을 태우는 꼴”이라고 꼬집으며 “과연 패밀리 SUV라 할 수 있느냐”는 비아냥을 쏟아냈다. 모델 Y L의 장점을 강조하려던 테슬라의 홍보 전략이 오히려 역풍으로 돌아온 셈이다.
테일 게이트를 열고 모델 Y L 3열에 탑승한 모습. 탑승자의 머리가 차량 외부로 빠져나온 듯 보이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중국 네티즌들의 조롱을 받고 있다. (영상 캡처)
모델 Y L은 기존 모델 Y보다 차체와 휠베이스를 늘려 3열 시트를 더한 모델이다. 그러나 쿠페형 SUV 특유의 루프 라인 탓에 3열 거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출시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영상은 이러한 우려가 현실임을 스스로 입증한 꼴이 됐다.
테슬라는 모델 Y L을 앞세워 중국 SUV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실내 공간 실용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의도한 반전 효과는커녕 소비자 신뢰를 흔들고 있다. 특히 중국의 패밀리 SUV 시장은 가격뿐 아니라 실내 공간과 거주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테슬라의 이번 영상은 역효과를 불러올 자충수가 되고 있다.
반론도 있다. 모델 Y L과 같은 SUV는 트렁크 공간 확보를 위해 대부분 3열을 접고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패밀리 SUV의 특성상 탑승자 모두가 180cm 이상의 성인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중국 매체와 네티즌들이 자국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맥없는 트집을 잡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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