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챗GPT 생성 이미지
미국 전역의 911 센터가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맥스 키넌(Max Keenan)은 2022년 여름 Y콤비네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당시, 미용실 예약을 자동화하는 스타트업 ‘오렐리언(Aurelian)’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년 뒤, 한 고객과의 대화가 그의 회사를 완전히 다른 길로 이끌었다.
한 미용실 고객이 인근 학교 차량 픽업 라인 때문에 주차장이 계속 막히는 문제를 호소하며 시(市) 비상 상황이 아닌 일반 민원 전화를 걸었지만, 무려 45분 동안 대기해야만 상담원과 연결될 수 있었다. 이후 고객은 키넌에게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조사를 시작한 키넌은 비상 상황이 아닌 민원 전화를 실제 911 긴급 전화 상담원들이 함께 처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과정에서 오렐리언은 사업 방향을 전환해, 911 센터의 비상 상황이 아닌 민원을 대신 처리해주는 AI 음성 비서를 개발하게 됐다.
출처 : 오렐리언 홈페이지
지난 28일 오렐리언은 글로벌 벤처캐피털 NEA가 주도한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1,400만 달러(약 190억 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오렐리언의 AI는 소음 민원, 불법 주차 신고, 지갑 도난 접수 등 긴급 대응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을 분류하고, 필요 시 경찰에 보고서를 전달하거나 후속 조치를 요청한다. 반대로 실제 긴급 상황임을 감지하면 즉시 인간 상담원에게 전화를 전환한다.
2024년 5월 출시 이후, 오렐리언의 AI는 워싱턴주 스노호미시 카운티, 테네시주 채터누가, 미시간주 칼라마주 등 10여 곳의 911 센터에 도입됐다.
출처 : 오렐리언 홈페이지
911 센터들이 AI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심각한 인력난 때문이다.
긴급 상담원은 극도의 스트레스와 높은 이직률로 악명이 높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12~16시간의 초과근무가 일상화돼 있다. 키넌은 “우리가 911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업계의 고통이 가장 극심하기 때문”이라며 “상담원들도 화장실에 갈 시간, 잠시 쉴 시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투자를 주도한 NEA의 무스타파 니무치왈라(Mustafa Neemuchwala)는 “AI가 기존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뽑고 싶었지만 충원하지 못한 인력을 대신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오렐리언 외에도 비상 상황이 아닌 민원 전화를 AI로 처리하려는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최근 63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유치한 ‘하이퍼(Hyper)’가 그 예이며, 2019년 설립된 ‘프리페어드(Prepared)’ 역시 유사한 AI 음성 솔루션을 내놓았다.
그러나 오렐리언은 자사가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있다고 자신한다. 실제 현장에서 운영되며 하루 수천 건의 전화를 처리하는 회사는 현재 오렐리언뿐이라는 것이다. 니무치왈라는 “우리가 아는 한, 실제로 운영 중인 회사는 오렐리언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글 / 김지훈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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