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자동차 업계에서 전기차 전환 계획을 재조정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포르쉐와 스텔란티스 그룹의 오펠이 당초 목표했던 전기차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차를 병행하는 '다중 에너지' 전략으로 선회한다고 발표했다.
포르쉐는 자회사 셀포스를 통해 자체적으로 고성능 EV 배터리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포르쉐는 이 결정의 이유로 전기차의 느린 성장과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어려운 상황을 지목했다. 올리버 블루메 CEO는 규모의 경제 부족으로 자체 배터리 생산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셀포스는 앞으로 생산이 아닌 연구개발(R&D)에만 집중할 계획이며, 기존 직원들은 폭스바겐의 배터리 사업부인 파워코(PowerCo)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포르쉐는 2030년대까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옵션을 모두 제공할 계획이며, 향후 순수 전기 카이엔과 718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오펠 역시 EV 전략을 수정하며 다중 에너지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펠은 2021년 EV 데이에서 2028년부터 핵심 시장인 유럽에서만 전기차를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으나, 이제는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계획을 수정했다.
오펠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특정 지역에서는 계속 EV에 집중하겠지만, 시장 수요에 맞춰 다른 파워트레인 옵션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오펠은 볼보,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과 함께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거나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전략을 변경한 최신 브랜드가 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반적인 EV 수요 둔화와 경기 침체, 높은 전기차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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