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적발자 가운데 BMW 운전자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AI 이미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음주운전은 국경을 초월해 퍼져 있는 사회적 전염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약 119백만 명이 도로 교통 사고로 사망한다. 이 가운데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례는 명확한 통계로 남아있지 않다.
다만 지난 2021년 기준 미국의 알코올 관련 교통사고 사망자는 1만 3384명, 즉 하루 평균 37명, 39분당 1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를 합치면 매 85초마다 음주운전 사고가 발행했다. 음주 사고의 직접 원인은 운전자에게 있다.
하지만 특정 브랜드에서 유독 음주 운전자가 많이 발생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동차 금융 플랫폼 렌딩트리(LendingTree)와 데이터 시각화 전문 매체 비주얼 캐피털리스트(Visual Capitalist)가 흥미로운 자료를 공개했다.
지난 2024년 기준 미국의 브랜드별 운전자 1000명당 DUI(Driving Under the Influence, 음주운전) 적발 건수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BMW는 무려 3.1건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픽업 브랜드 RAM(3.0건)이 뒤를 바짝 쫓았고 아큐라(2.7건)와 아우디(2.4건)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자동차 1000대 당 음주운전 적발 건수. (Visual Capitalist)
비싼 차를 타는 부자들의 음주 운전이 많을 것이라는 선입견도 깨졌다. 같은 럭셔리 브랜드라 해도 차이가 컸는데 메르세데스-벤츠(1.4건)와 랜드로버(1.2건)는 BMW의 절반 수준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고급차 운전자는 운전 매너가 나쁘다”는 인식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UC 버클리의 성격 및 사회 연구소가 2012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값비싼 차량일수록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를 무시할 가능성이 높았다. 당시 연구팀은 “BMW 운전자가 가장 멈추지 않는 집단이었다”고 지적했다.
횡단보도 위반과 음주운전은 전혀 다른 범죄지만 두 경우 모두 ‘고급차 운전자일수록 위험 행동에 더 노출된다’는 해석은 가능하다. 하지만 고급차를 타는 게 문제라기보단 차주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연간 음주운전 관련 사망자 수는 약 200명 정도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혹시라도 과시용 소비가 많은 고가 차량 운전자들의 안일한 인식이 특정 브랜드를 '음주운전차'로 낙인을 찍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참고:Visual Capitalist)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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