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에서 지난 7월에 발표한 새로운 개념의 상용차 PV5는 다양한 용도에 맞추어 쓸 수 있는 구조의 공간형 모빌리티, 즉 목적기반차량(PBV: Purpose Built Vehicle)으로 개발된 차량입니다.
그런데 기아는 PBV를 조금 다른 용어를 써서 ‘Platform Beyond Vehicle’ 이라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기아가 제시한 용어는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 이라고 해석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설명은 다양한 차량으로 활용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기아 PV5의 차체 라인업, 출처: 기아자동차
사실상 미래의 모빌리티가 차량의 ‘하드웨어’보다는 차량의 ‘활용성’에 더 중점이 있으므로, 어쩌면 단순히 공기역학적 스타일의 승용차와 같은 자동차의 모습보다는 다양한 활용성에 중점을 두는 이동성을 가진 도구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당연한 변화방향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기아 PV5의 측면 뷰
그리고 앞으로의 차량 기술 변화 방향이 전기동력이 더 큰 비중을 가지게 될 것이며, 전기동력은 그동안 엔진을 동력으로 쓰는 차량에서 구조적 한계로 존재했던 다양한 난제들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아 PV5의 하이 루프 차체의 측후면 뷰
가장 큰 변화는 배터리가 차체 바닥으로 탑재되면서 평평한 플랫폼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래쪽에 배터리가 평평하게 배치되면서 전체의 무게중심이 낮아져 매우 안정적 구조가 되는 건 물론이고, 모터 동력으로 인한 엔진 룸이 사라지면서 차체의 공간 활용성이 크게 높아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구조에 의해 PV5는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다양한 유형의 차체로 변형 생산이 가능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아 PV5의 플랫폼 구조, 출처: 기아자동차
눈에 띄는 건 운전석 높이를 높여서 운전자의 시야가 매우 유리해졌다는 것입니다. 즉 차체 앞부분의 사각지대가 줄어드는 건 물론이고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운전하는 형식이 됐다는 점입니다.
기아 PV5의 차체 구조, 출처: 기아자동차
그리고 플랫폼에서 차체 강성이 모두 확보되면서도 낮은 무게중심으로 인해 차체 구조를 자유롭게 변환시킬 수 있다는 점 역시 전기동력 상용차의 장점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특징은 상용차로써 장점뿐만이 아니라, 공간 활용성이 크게 요구되는 미니밴이나 캠핑 차량 등으로의 활용에서 유리한 특징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기아 PV5의 모듈 구조, 출처: 기아자동차
글의 서두에서 목적기반차량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목적기반 차량은 주행 자체보다는 주행 기능과 결합된 활용성의 비중이 높고, 전기동력에 의한 구조는 그러한 목적기반 차량의 특징과 장점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립 구조의 레* 블럭 개념 차체 구조, 출처: 기아자동차
그래서 PV5의 차체 구조는 정말로 조립 구조의 장난감 블럭처럼 기본 모듈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차체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게 변화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소비자가 바꿀 수 있는 건 아니고, 생산 단계에서 변형 생산이 가능한 것입니다.

기아 PV5의 차체와 패널 구성, 출처: 기아자동차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단지 차체 길이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휠베이스와 지붕 높이도 변화되며, 그에 따라 공간 활용 폭이 넓어지게 됩니다.
테일 게이트 역시 기존의 위쪽으로 열리는 구조의 해치 형태와 아울러 양쪽으로 열리는 코치 도어 형태 등으로 변화가 가능합니다.

기아 PV5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출처: 기아자동차
또한 운전석 시야 확보에 유리한 차체 구조에 따라 A-필러 양쪽에 보조 삼각형 유리창 적용으로 시야가 넓어지는 것과 아울러, 변속기가 없으므로 1열 바닥이 평평해 좌우로 이동 가능한 운전석과 동승석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기아 PV5의 운전석, 출처: 기아자동차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 역시 그러한 특징을 반영한 수평 기조 형태를 바탕으로 간결한 클러스터와 중앙 디스플레이 패널을 크게 적용한 기능적 디자인을 볼 수 있습니다.

기아 PV5의 실내 공간, 출처: 기아자동차
그리고 낮아진 플로어로 인해 2열과 3열 좌석의 활용성, 그리고 좌석의 변환 기능에 의한 공간이 차량의 공간이면서도 거주 공간의 특징도 보여줍니다. 마주 보는 배치가 가능한 2열과 3열 좌석 사이에 테이블 역할을 하거나 걸터앉을 수도 있는 구조물로 인해 캠핑과 같은 활동에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개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아 PV5의 낮은 플로어와 코치 도어 형식의 테일 게이트
또한 코치 도어 형식의 좌우로 열리는 테일 게이트는 단순한 화물 밴으로서의 활용 이외에, 외부에 텐트를 연결해 공간을 확장하는 캠핑용 차량에도 활용 가능한 구조로 보이기도 합니다.
전기동력으로의 변화는 단순히 엔진에서 모터로 바뀌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처럼 차량 구조 변화에 의해 나타나는 공간의 활용성 변화로서, 차량이 달리기 위한 도구였던 것에서 달리는 기능과 결합된 공간이라는 개념으로의 변화를 보여줄 것입니다. 그러한 공간의 성격으로의 변화가 미래 모빌리티로의 변화이며, 기아 PV5는 그러한 변화를 실제의 차량 변화로 보여주는 차량인 것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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