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터스가 전기차 단일 노선에서 벗어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는다. 로터스 CEO 펑칭펑(Feng Qingfeng)은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하이퍼 하이브리드(Hyper Hybrid)’ 시스템을 공개하며, 차세대 에미라(Emira) PHEV가 2027년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강화되는 Euro 7 배출가스 규제에 맞춘 전략적 대응으로, 메르세데스-AMG에서 공급받던 4기통 터보 엔진 모델은 단종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토요타 엔진 기반의 V6 모델 역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도입되는 하이퍼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로터스 전기차와 동일한 900볼트 전기 아키텍처를 활용한다. 덕분에 DC 급속 충전 시 10%에서 80%까지 불과 12분 만에 충전할 수 있으며, 두 개의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결합해 네 바퀴에 동력을 전달한다. 순수 전기 주행거리는 중국 CLTC 기준 최대 186마일(약 300km)로 제시됐다.
로터스의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엘레트라 SUV와 에메야 세단의 판매 부진 이후 본격화됐다. 2024년 전기차 전용 에미라 후속 모델 계획을 연기하고 ‘올-EV 브랜드’ 전략을 철회한 데 이어, 올해 초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의지를 공식화한 바 있다.
이번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로터스는 이미 2010년 Evora 기반 414E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에는 1.2리터 3기통 엔진과 전기모터 조합으로 408마력을 발휘했고, 17kWh 배터리를 탑재해 약 56km 전기 주행거리를 확보했지만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 하이퍼 하이브리드는 당시와 달리 상용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로터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통해 전동화 전환기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전기차와 내연기관 사이의 균형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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