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로 3점식 안전벨트를 도입한 볼보가 이번에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더한 차세대 안전벨트로 진화를 이어간다. 한편,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능동·수동 안전 규제를 강화하며 자동차 안전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볼보가 공개한 ‘멀티 어댑티브 안전벨트(Multiadaptive Safety Belt)’는 기존 벨트 텐셔너와 하중 제한 장치를 한층 정교하게 발전시킨 개념이다. 전기 SUV EX60에 적용될 이 시스템은 센서를 통해 승객의 체형, 몸무게, 신체 구조를 파악하고, 충돌 발생 시에는 차량에 가해지는 힘의 방향과 크기를 즉시 분석한다. 이후 인공지능 기반 리트랙터가 벨트를 정밀하게 조절해 탑승자에게 최적의 보호를 제공하면서 불필요한 상해를 최소화한다. 볼보는 향후 사고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이를 OTA(Over-the-Air) 업데이트로 차량에 반영할 예정이다.

미국 역시 안전 규제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NHTSA는 새로운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No. 127)에 따라 오는 2029년 9월 1일까지 모든 신형 승용차에 자동 긴급 제동(AEB) 시스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신차 안전도 평가(NCAP)에서 야간 성능을 포함한 AEB, 차선 유지 보조, 사각지대 경고 및 차선 변경 방지 개입 기능 등을 별도로 테스트해 별점 평가에 반영한다. 아울러 2027년부터는 모든 신차에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 알림 장치가 의무화돼 안전벨트 사용률 제고와 사망·부상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음주운전 감지 및 제어 기술을 둘러싼 규제 마련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핸들 근처 공기 샘플링 방식, 터치식 적외선 센서, 안구 추적, 조향 패턴 분석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나, 이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운전 시작 전 시동·변속기 차단은 가능하더라도 주행 중 혈중알코올농도 상승이 확인될 경우 안전한 대응 방식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볼보의 혁신적인 안전벨트 기술과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향후 자동차 안전 패러다임이 ‘수동적 보호에서 능동적 예측과 개입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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