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운전자가 더 위험하다”는 오래된 편견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전 세계 통계로 명확히 드러났다. 영국 교통부, 유럽연합, 호주, 아일랜드, 미국 등 주요 국가와 지역의 최신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사망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항상 70~75%에 달한다.
영국의 2024년 잠정치에 따르면 교통사고 사망자의 76%가 남성이었고, 부상자도 61%가 남성이었다. 유럽연합(EU) 역시 2024년 예비 통계에서 교통사고 사망자의 약 4분의 3이 남성으로 집계됐다. 호주는 2025년 중반까지 1년간 남성이 여성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일랜드 또한 2024년 잠정 통계에서 사망자의 약 75%가 남성이었다. 미국의 경우 2023년 기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4만 814명 가운데 72.5%인 2만 9,584명이 남성이었다.
사고율은 성별 ‘실력’이 아닌 성별 ‘행동’의 차이
이 수치는 운전 능력의 성별 차이를 증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속, 음주·약물 운전, 안전벨트 미착용 등 위험 행동이 남성에게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 교통부의 공식 ‘Fatal 4’ 요인에 따르면 과속과 음주·약물은 치명적 충돌의 주요 원인이며, 미국 2023년 데이터 역시 과속이 전체 사망의 29%, 음주운전이 30%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경우 모두 남성이 절대적으로 많이 포함돼 있었다.
여성의 부상 위험은 왜 다르게 보일까
일부 연구에서는 동일한 사고 유형에서 여성의 부상 위험이 다소 높게 나타나지만, 이는 운전 능력보다는 차량 선택과 안전장치 설계, 생체학적 차이에 기인한다. 안전벨트는 오랫동안 남성 체형을 기준으로 설계됐으며, 지금도 소위 ‘여성 더미’는 단순히 남성 더미를 축소한 형태에 불과하다. 보험협회 도로안전연구소(IIHS)에 따르면, 이러한 이유로 충돌 시 여성의 부상 패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다만 첨단 차체 구조, 에어백, 자동 긴급제동(AEB), 차체자세제어장치(ESC) 등이 보급되면서 위험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편견을 버리고, 행동을 바꿔야 한다
미국, 영국, EU, 호주, 아일랜드 등 주요 지역의 최신 데이터를 종합하면, 교통사고 사망자는 일관되게 남성이 75% 내외를 차지한다. 이는 여성 운전자의 ‘실력 부족’이 아니라 남성 운전자의 위험 행동이 문제임을 증명한다. “여성 운전자”라는 낙인은 사실이 아닌 성차별적 고정관념일 뿐이며, 진짜 과제는 위험 행동을 줄이는 것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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