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가 8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2만1천 대 이상을 판매하며 역대 월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7월 판매량 1만9천 대를 넘어선 수치로, GM은 올해 1~8월 동안 이미 11만8천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해 2024년 연간 실적(약 11만4천 대)을 초과 달성했다.
이번 판매 호조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소형 전기 SUV 캐딜락 옵틱(Optiq), 고성능 쉐보레 블레이저 EV SS, 캐딜락 리릭-V, 그리고 대중형 모델인 쉐보레 이퀴녹스 EV 등 다양한 신차 라인업이 인기를 끌면서 가능했다. 특히 고급차 중심이던 미국 EV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이퀴녹스 EV는 ‘가성비 전기차’로 흥행을 주도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판매 급증이 장기적인 수요 확대라기보다는 ‘세액공제 종료 전 막차 수요’라는 일시적 현상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4일 발효된 공화당 주도의 ‘One Big Beautiful Bill Act’를 통해 10월 1일부터 모든 EV 구매 세액공제(7,500달러)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FOMO(놓치기 두려움) 심리가 폭발하면서 7~9월 판매량이 폭증한 것이다.
던컨 올드레드 GM 북미 사장은 “9월에도 강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세제 혜택이 끝나는 10월 이후 시장은 급격히 냉각될 것”이라며 “EV 판매는 당분간 축소 국면에 접어들며 정상화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액공제 폐지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른 차량 연비·배출 규제 완화도 EV 확산 동력 약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블룸버그NEF(BNEF)는 미국의 EV 정책 변화에 맞춰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으며, 2025~2030년 사이 도로에 새로 추가될 플러그인 차량이 기존 예상보다 1,400만 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GM을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를 미래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EV 시장이 가파른 조정기를 맞이할 것이 분명하다. 관건은 수요 위축이 얼마나 깊고 오래 지속될지 여부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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