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웰스은행(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이하 CBA)에서 25년간 근무해 온 캐서린 설리번(Kathryn Sullivan, 63)씨가 아이러니한 구조조정을 겪으며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교육한 AI 챗봇 ‘Bumblebee’ 덕에 정작 자신의 일자리를 잃게 된 당사자입니다.
설리번 씨는 지난 7월 콜센터 직원 45명과 함께 해고 통보를 받았는데, 이들 중 다수가 Bumblebee 도입으로 인해 대체 대상이 되었다고 해 더욱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녀는 “25년 동안 충성스럽게 일했지만, 결국 내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낸 AI가 차지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노동조합(Finance Sector Union, FSU)이 호주 공정노동위(Fair Work Commission)에 이를 문제삼으며 제기한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검토 끝에 CBA는 해고 철회 결정을 내렸습니다. 초기에는 챗봇 도입으로 주간 고객문의가 약 2,000건 줄어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실제로는 문의량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 드러나며 입장을 번복하였습니다. 은행측은 “직무 재평가 시 충분한 고려를 하지 못했음을 인정한다”며 사과를 전했습니다.
일부 직원들에게는 복직 제안이 있었지만, 설리번 씨를 포함해 여러 직원은 “제시된 업무가 적합하지 않다”며 이를 거절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AI 도입이 고용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됩니다. 전문가들은 기술 혁신이 진행되는 가운데 법적·윤리적 기준, 그리고 노동자 권리 보호를 동시에 고려하는 사전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FSU 측은 “AI가 혜택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근로자에게 정당한 의견권과 보호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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