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누적 시청 수 1억 3,240만 뷰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흥행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로 등극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요즘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죠.
해당 OST가 빌보드 차트에 8주간 TOP 10안에 들고, 한국의 김밥과 호랑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상승하는 등 그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게 실감이 납니다.

과거 ‘보아’부터 ‘비’, ‘동방신기’, 나아가 ‘BTS’와 ‘블랙핑크’까지 수십년 간 쌓아온 K팝 아이돌의 영향력이 점점 극대화되어,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으며 강력한 문화 선도 현상을 만들어낸 모양새입니다. 한국인으로써 정말 뿌듯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게임 중에도 K팝을 주제로 한 경우가 많은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K팝 아이돌들이 뛰어난 실력과 퍼포먼스로 TV와 SNS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안, 게임도 묵묵히 PC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에서 풀뿌리처럼 K팝의 팬심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던 겁니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동반 성장해왔다니, 참 바람직한 선순환 구조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어떤 게임이 등장을 했는지 살펴볼까요? 지난 2003년도에 ‘보아’의 인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한일 합작으로 개발된 ‘보아 인 더 월드’는 게임과 K팝이 융합된 시초 격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보아’의 임시 매니저가 되어 세계 음악제에서 보아를 우승시키는 것이 목적인 K팝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월 단위로 보아의 일정을 정하고, 노래 연습과 춤 연습도 체계적으로 진행해서 실력을 쌓아가도록 매니징해야 했죠. 그런 체계적인 육성 모습이 지금의 K팝 아이돌의 육성 시스템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하면서 보아를 육성하고, 각종 시상식에서 우승을 거두며 최고의 아이돌로 만들어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죠.

글로벌 최고의 K팝 스타 ‘BTS’를 테마로 한 게임도 출시된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19년 6월에 출시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BTS 월드’가 주인공인데요, 이 게임은 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에 당첨된 주인공이 콘서트를 가던 중 갑자기 방탄소년단이 데뷔하기 전인 2012년으로 타임워프를 한 후, 방탄소년단의 매니저가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메인 스토리 외에도 평행 세계관에서의 멤버별 외전 스토리도 제공하고 있어 큰 관심을 모았고, 2019년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에서 올해의 모바일 게임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멀티버스 세계 속에서 ‘블랙핑크’의 프로듀서가 되어 멤버를 성장시키는 게임 ‘블랙핑크 더 게임’도 유명한 K팝 아이돌 게임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 게임은 다른 아이돌 게임과 달리 다양한 포토카드를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퍼즐 게임을 추가했고, 멤버들의 트레이닝과 사옥을 경영하는 시뮬레이션 외에도 나만의 스타일로 꾸민 블랙핑크 아바타로 전 세계 이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능으로 큰 화제를 모았죠. 또 ‘블랙핑크’의 고화질 독점 사진과 영상을 대거 수록하면서 출시하자마자 300만 다운로드가 훌쩍 넘을 정도로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국내에서도 다양한 아이돌 게임이 등장했지만, 정말 깜짝 놀란 것은 해외 게임사들도 대거 한국의 K팝 아이돌을 주제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게임 개발사 히지키는 지난 2024년 2월에 K팝 아이돌을 주제로 한 추리 어드벤처 게임 ‘프리콜라주 -IDOLIZED-‘를 출시했습니다. 이 게임은 실종된 K팝 아이돌 가수인 ‘세나’의 실종 사건에 대한 진상을 알아가는 내용으로, 개발사 측에서는 트와이스의 일본인 멤버인 사나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프랑스의 인디 게임사 ‘노 모어 500(No More 500)’도 지난 2025년 7월 23일에 K팝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신작 ‘아이돌 메이커(Idol Maker)’를 공개했습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신생 기획사의 대표이자 프로듀서가 되어 연습생을 훈련시키고 데뷔시키는 과정을 다룬 게임으로, 소녀를 스케줄과 훈련, 활동을 관리하며 실력을 향상시켜 명성을 쌓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노 모어 500은 예전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게임 ‘수호신’을 만들어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알란 대표는 “오랫동안 한국 문화를 좋아했으며, 이를 다른 게이머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게임을 제작했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인디 게임 개발사 위사게니 스튜디오(Wisageni Studio)도 K팝 아이돌을 육성하는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 ‘K팝 아이돌 스토리즈’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각기 고유한 특성과 배경 스토리를 가진 연습생을 선택한 후 아이돌 그룹을 편성하여 일정과 예산을 편성하는 등 본격적인 K팝 아이돌 육성 게임으로, 오는 2026년 내에 PS5, Xbox, 닌텐도 스위치, 스팀 등으로 발매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조금만 고개를 돌려보면 게임업계에서도 많은 K팝 주제의 게임들이 등장하여 사랑받고 있으며, K팝의 부흥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K팝이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한국의 가수들과 음악과 게임이 서로 힘을 합쳐 더욱 노력해 나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