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국내 전기차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8월 전기차 판매량은 24,409대를 기록해 4월 이후 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기아, 현대, 테슬라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57.4% 증가한 수치를 나타내며 두 번째로 높은 월간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42,456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146,734대를 이미 9월 중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신규 등록 차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2.7%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8.9% 대비 3.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판매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신차 효과다. 지난 5월 국내 출시된 테슬라 신형 모델 Y는 2만8천 대 이상 판매되며 시장 수요를 견인했다. 여기에 기아 EV3, 레이 EV,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등 보급형 전기차가 합리적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고, 대형 SUV 아이오닉 9과 픽업트럭 무쏘 EV 같은 다양한 차종 출시도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정책적 지원도 성장을 뒷받침했다. 환경부가 2월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본격화하면서 2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560% 급증한 13,128대를 기록했다. 또한 제조사들의 판촉 경쟁과 추가 보조금 정책이 맞물리면서 소비자 구매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86,7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2% 증가하며 전체 시장의 60.9%를 차지했다. 수입 전기차는 55,679대로 48.6% 증가했는데, 그중 중국산 전기차는 42,932대로 69.4% 급증하며 전체 전기차 시장의 30.1%를 점유했다. 제조사별로는 기아가 EV3와 EV6, 레이 EV, 신형 EV4 판매 호조로 1위를 차지했으며, 현대는 아이오닉 5와 캐스퍼 일렉트릭, 아이오닉 9 판매 호조로 2위에 올랐다. 테슬라는 모델 Y 주니퍼 인기에 힘입어 3위를 기록했으며, 모델 Y는 8월까지 누적 28,828대 판매되며 단일 모델 기준 국내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다만 전기차 시장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치인 33만 대 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확대가 국내 제조사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KAMA 강남훈 회장은 “대미 수출 제약으로 현지 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내수시장 활성화가 국내 경쟁력을 지키는 핵심 대안”이라며, “국산 전기차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생산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보조금 지급률은 약 75.2%로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연말 조기 소진으로 인한 소비자 수요 이탈을 막기 위해 지자체 추경 편성이 요구된다. 아울러 충전 편의성 역시 구매 결정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만큼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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