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막 테크놀로지(Rimac Technology)가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전기차 충전 패러다임을 바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를 공개했다. 이번 배터리는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단 6분 30초밖에 걸리지 않아, 기존 휘발유 주유 속도와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EV 충전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적 도약을 보여준다.

기존 셀 대비 비약적인 성능
리막의 전고체 배터리는 100kWh 용량을 기준으로 기존 액체 냉각 방식의 원통형 셀 대비 두 배 이상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한다. 출력은 최대 850kW에 달하며, 부피는 320리터에서 285리터로 줄고, 무게는 470kg에서 384kg으로 경량화됐다. 에너지 밀도는 2,210W/kg, 출력 밀도는 2,980W/l로 각각 대폭 향상됐다.
또한 이 배터리는 -20℃ 환경에서도 95% 이상의 성능을 유지하며,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는 셀 구조로 안전성도 확보했다. 이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진 가장 큰 약점을 극복한 셈이다.

배터리 구조와 화학 조성
신형 배터리는 셀-투-팩(Cell-to-Pack) 방식으로 설계됐으며, 90% 니켈·5% 망간·5% 코발트(NMC) 양극재와 100% 실리콘 음극재로 구성된다. 팩은 열가소성 복합소재 케이스에 담기며, 간접 냉각식 냉매 시스템을 채택해 기존 원통형 셀이 사용한 물-글리콜 간접 냉각과 차별화를 뒀다.

시장 공급 계획
리막 테크놀로지는 이번 배터리를 2027년 4분기부터 양산형 고성능 전기차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BMW 그룹과 포르쉐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협력 중인 만큼, 향후 글로벌 하이엔드 EV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 시점에서 충전 인프라의 한계도 존재한다. 유럽과 북미에서 350kW급 초급속 충전기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리막의 850kW~1,000kW 대응 배터리 성능을 온전히 활용하려면 충전기 성능도 빠르게 따라와야 한다.
이번 전고체 배터리는 대만 프로로지움(ProLogium), 일본 미쓰비시 화학 그룹과 공동 개발됐다. 리막 테크놀로지는 배터리 외에도 IAA 현장에서 신규 전기 구동 모듈과 도메인 컨트롤러도 함께 공개하며 EV 부품 공급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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