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 게임, 텔레파시 게임, 이구동성 게임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는 게임이 하나 있다.
‘짜장면 VS 짬뽕’, ‘산 VS 바다’ 같은 제시어를 보고 모든 참가자의 답이 일치하면 성공인 단순한 구조의 게임으로, 규칙이 간단하다 보니 레크리에이션 때도 많이 쓰이고 연인들이 서로의 마음이 얼마나 잘 맞는지 장난삼아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몇 번 하다 보면 제시어가 쉽게 고갈되고, 금세 흥미가 사라지기 마련. 이 아쉬움을 보완해 등장한 것이 보드게임 스테레오 마인드다. 필자가 플레이해본 버전은 최신작인 스테레오 마인드 Yellow로, 단어만 두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듣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카드와 연결시키는 방식이라 색다르다.
게임 진행은 간단하다. 진행자가 QR코드를 스캔해 음악을 재생하면, 각자 제시된 카드 속 단어 중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번호를 다이얼로 선택한다. 모두가 동시에 선택한 번호를 공개했을 때 모든 인원의 답이 같으면 성공, 하나라도 어긋나면 실패다.

만약 플레이 인원이 많아 같은 답을 제시하기 어렵다면 ‘일시 정지 타일’이라는 장치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진행자는 원하는 사람 한 명을 지목해 타일을 건넬 수 있고, 타일을 받은 사람은 다른 번호를 골랐더라도 다수와 같은 답으로 인정된다.
이렇게 총 7번을 진행하며 맞춘(답이 모두 똑같이 나온) 카드 한 장당 1점을 획득하고, 모두 맞추면 ‘텔레파시로 대화하시는군요’, 6점이면 ‘우리는 영혼의 동반자였어’, 5점은 ‘환상적 케미스트리란 이런 것!’ 등 점수에 따라 칭호가 주어진다. 플레이 타임은 15분 내외로 짧아 부담이 없고, 2인부터 6인까지 가능하지만 3~5인이 가장 균형 있게 즐길 만하다.



짧고 가벼운 진행 외에도 눈길을 끄는 건 패키지 완성도다. 게임의 감각적인 분위기에 맞춰 악기 모양을 본뜬 다이얼이 들어 있어 보는 재미가 있고, 서랍형 구조인 패키지는 보관과 휴대가 편하다. 아울러 패키지에 규칙서 QR코드가 수록돼 있어 종이 규칙서를 꺼낼 필요가 없고, 상자 내부 홈에 스마트폰을 꽂으면 자연스럽게 거치대처럼 쓸 수 있는 아이디어도 센스 있게 다가온다.
풍성한 카드 구성도 만족스럽다. 앞면에는 단어, 뒷면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어 한 박스로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카드가 50여 장이니, 실질적으로 100개가 넘는 제시어가 존재하는 셈이다. 덕분에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가며 여러 번 즐길 수 있다.

이렇듯 게임은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매력적이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다. 구체적으로 QR코드(규칙서, 음악 재생 등)가 패키지 여러 곳에 분산돼 있어 플레이 동선이 난잡해지는 부분이 있다. 아예 같은 면의 양쪽 끝에 몰아 배치하거나 내부 룰지에도 별도로 인쇄했다면 게임을 진행하기 보다 편했을 것 같다.
아울러 게임의 목표가 단순히 같은 답을 고르는 데 그치다 보니, 변화를 원하는 경우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2인일 때는 비교적 난도가 쉬워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따뜻하다–포근하다–아늑하다’처럼 유사한 뉘앙스의 단어들이 모여 있는 ‘고난도 제시어 카드’를 추가해 세밀한 차이를 두고 고민하게 한다든지, 라운드마다 특별 미션을 추가해 답을 더 정밀하게 맞혀야 하는 방식이 들어간다면 리플레이성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스테레오 마인드는 간단한 규칙 속에서 음악을 매개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따뜻한 협동형 게임이다. 특히 대화 주제를 계속 제시하기 어려운 어색한 사이에서 아이스브레이킹용 게임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인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공감대를 나누고 싶다면 스테레오 마인드도 나쁜 선택은 아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