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려는 정책을 두고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과 환경단체 간의 격렬한 논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이 논쟁은 더욱 첨예하게 드러났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중국 전기차(EV)의 공세, 높은 생산 비용 등을 이유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침체에 빠져 있으며, 미국 관세 인상과 중국 전기차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유럽을 앞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는 EU의 엄격한 CO2 배출 규제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메르세데스-벤츠 CEO 올라 칼레니우스는 "현실 점검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전속력으로 벽에 부딪힐 것"이라며 EU의 CO2 계획을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 등 다양한 기술 옵션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회장 힐데가르트 뮐러는 "과도한 규제를 극복하고 유연성과 기술적 개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T&E 등 친환경 단체들은 규제 완화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엄격한 규제가 오히려 유럽의 전기차 전환을 이끌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고 주장한다.
볼보, 폴스타, 삼성, LG에너지 등 150개 기업은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2035년 목표를 지연하거나 희석시키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규제 완화가 산업의 경쟁력을 해치고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르노와 테슬라 등 일부 제조사는 2035년 금지령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번 IAA 모빌리티에는 스텔란티스의 리프모터, BYD 등 저가형 EV 모델이 다수 공개되어, 치열한 가격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9월 12일 자동차 업계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업계의 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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