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 중국의 전기차 판매 점유율이 시장 상황에 따라 변화될 조짐이다(출처: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전기차가 유럽 신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반면 미국은 각종 규제 불확실성과 수입 관세 등 여파로 전기차 전환 속도가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EY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유럽·미국·중국 등 3대 자동차 시장의 2050년까지 판매 추이를 예측하며 이같이 밝혔다.
EY에 따르면 유럽 시장은 오는 2028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판매가 가솔린·디젤 등 내연기관차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2032년경에는 유럽 전체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BEV(배터리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30년까지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순수전기차 보다 많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EY는 “CO₂ 규제 강화와 함께 보다 저렴한 순수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면 곧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EY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미국·중국 등 3대 자동차 시장의 2050년까지 판매 추이를 예측했다(출처: 테슬라)
반면 미국의 전기차 전환 시점은 2039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EY는 기존에 제시했던 2034년 전기차 점유율 50% 전망치를 5년 뒤로 연기했다.
보고서는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정책 불확실성, 수입 관세,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을 미국의 전기차 확산 저해 요인으로 지목했다. 대신 하이브리드가 과도기적 역할을 하며 2034년까지 시장 점유율이 최대 34%까지 상승한 뒤 점차 순수전기차로 대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의 경우 세 지역 중 전동화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EY는 2025년 순수전기차를 포함 전동화 모델 합산 점유율이 50%에 도달하고, 2034년에는 9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순수전기차 단독으로는 2033년에야 50%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돼, 향후 10년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여전히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됐다. EY는 “중국은 안정적인 정책 환경과 견고한 전기차 생태계를 바탕으로 빠른 전환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유럽과 미국에 비해 전동화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됐다(오토헤럴드 DB)
한편 EY 글로벌 모빌리티 리더 콘스탄틴 갈은 “전기차 전환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지만, 속도는 지역별로 불균등하다”며 “미국은 정책 불확실성과 높은 비용, 인프라 부족에 직면해 있고, 유럽은 강력한 규제를 기반으로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며, 중국은 견고한 생태계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중국·유럽과 같은 빠른 전환 시장에 대응할 전용 전기차 플랫폼과, 전환 속도가 느린 북미 시장에 대응할 유연한 파워트레인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