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브랜드의 가장 큰 시장 중국 소비자의 취향과 첨단 센서 탑재를 위해 키드니 그릴 면적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BMW i7. (BMW)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비상식적으로 비대해진 BMW의 프런트 그릴 디자인과 사이즈의 비밀이 풀렸다. BMW 시리즈와 X7을 비롯한 대형 모델의 ‘빅 키드니 그릴’은 소비자와 팬들 사이에서 격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BMW가 IAA 2025에서 세계 최초 공개한 iX3의 프런트 그릴은 그나마 수용이 가능했지만 BMW 디자인 총괄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는 중국 시장을 위해서는 그들의 요구에 맞춰 대형 키드니 그릴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BMW가 키드니 그릴의 사이즈를 확대한 배경에는 중국이 있었던 것. 반 후이동크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 고객들이 여전히 대형 그릴을 선호하고 있다"라며 "중국 시장 판매 추이가 이를 증명한다"라고 했다.
BMW 그룹은 2023년 중국에서 약 82만 6000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판매의 32%를 차지했다. 2024년에는 13% 감소한 71만 5200대로 줄었지만 여전히 중국은 단일 국가 기준 BMW의 최대 시장이다. 중국 시장의 기호가 BMW 디자인 철학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 후이동크는 대형 그릴이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라 기술적 필요성과도 연결되어 있다고주장했다. 자율주행과 같은 첨단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차량 전면부에 더 많은 센서가 요구되고 이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빅 키드니 크릴은 고급스러움과 위압감을 중시하는 중국 고객들의 취향과 기술적 필연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BMW가 최근 IAA에서 공개한 iX3는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 시대를 여는 첫 모델로 이전보다 절제된 크기의 그릴을 적용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원래의 크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모델별·시장별로 디자인을 차별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결국 BMW는 전 세계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의 요구를 중심에 두고 디자인을 이어갈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시장에 따라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빅 키드니 그릴이 시장 데이터와 기술 발전을 결합한 상징이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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