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의 최저가 모델인 후륜구동(RWD) 버전을 단종하며 사실상 진입 가격을 1만 달러 올렸다. 이로써 사이버트럭의 엔트리 모델은 7만9,990달러짜리 AWD(사륜구동) 트림으로 변경됐으며, 이는 약 14%의 가격 인상 효과를 가져왔다.
RWD 모델은 출시 5개월 만에 사라졌다. 해당 모델은 전륜 모터를 제거하고, 적재 및 견인 능력이 줄었으며, 제로백(0→60mph 가속)이 AWD 대비 51% 느렸다. 또한 토너 커버와 에어 서스펜션이 제외되고, 휠도 18인치로 다운그레이드됐다. 인테리어 역시 직물 시트, 비통풍 시트, 스피커 축소, 뒷좌석 화면 삭제 등으로 차별화되어 소비자 만족도가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가 RWD를 제외한 배경에는 조립 과정 단순화와 마진율 개선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델 간 차이를 최소화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기능은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 모델 S와 X에 1만 달러 상당의 ‘럭스 패키지(Luxe Package)’를 의무 적용하며 가격을 끌어올린 것과 유사한 전략으로 보인다.
사이버트럭은 초기 연간 25만 대 판매 목표에서 12만 대로 계획을 축소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25년 2분기에는 사이버트럭을 포함한 ‘기타 모델(Other Models)’ 판매량이 1만394대에 그치며 전 분기 대비 66% 급감했다.
한편 경쟁 모델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쉐보레 실버라도 워크트럭은 5만2,800달러, 포드 F-150 라이트닝은 5만4,780달러에 구매할 수 있어, 사실상 사이버트럭의 ‘가성비’ 경쟁력은 크게 약화됐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저가형 모델을 포기하고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초기에 약속했던 3만9,990달러의 ‘대중형 전기 픽업’ 비전과는 거리가 멀어, 소비자 신뢰에 또 다른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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