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가 단순한 자동차 전시를 넘어 CES 못지않은 기술 쇼케이스로 변모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완성차 브랜드보다 글로벌 부품·IT 기업들의 미래 기술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기술 중 하나는 발레오(Valeo)와 말레(Mahle)가 공동 개발한 브러시 없는 자기유도 전자석 모터, iBEE(Inner Brushless Electrical Excitation) 시스템이다. 기존 BMW 5세대 전기모터가 브러시와 슬립링을 이용해 전자석 로터를 구동했던 것과 달리, iBEE는 자기유도 방식을 적용해 마찰·마모 문제를 해결했다.

이 기술은 고속·저부하(고속도로 주행) 구간에서 영구자석 모터가 발생시키는 역전류 손실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주행 효율성이 높아지고, 탄소 발자국은 동급 영구자석 모터 대비 약 40% 줄어든다. 초기 설계안은 최고 469마력까지 대응하며, 이미 268마력의 지속출력 실증을 마친 상태다. 발레오는 “낮은 기어비의 직결 구동축 적용 가능성까지 열리며 고속주행 성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기반 ‘DRIVE’ 라인업을 발표하며 미래차 디지털 경험을 제시했다. OLED의 자체발광 특성을 활용해 두께 1~2mm 수준의 초슬림 클러스터 디스플레이를 구현했으며, 필요에 따라 계기판 화면을 줄이거나 아예 대시보드 안으로 숨길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센터페시아에는 14.4인치 곡면 ‘Flexible L’ 스크린을 적용해 대시보드에서 수평 콘솔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워터폴 디자인’을 구현했다. 뒷좌석에는 롤러블 OLED 기술을 적용, 사용하지 않을 때는 말려 들어가 보관되는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스크린을 공개했다. 다만 내구성 문제로 상용화 가능성은 낮지만, 자동차 인테리어의 유연성을 극대화할 잠재력은 분명히 입증됐다.
IAA 뮌헨은 이번에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넘어 모터·배터리·디스플레이 등 미래차 핵심 부품 기술의 진보를 한눈에 보여주며, 유럽이 여전히 글로벌 모빌리티 기술 혁신의 중심지임을 확인시켰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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