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첫 풀사이즈 전기 픽업트럭 ‘램 1500 REV’ 개발을 공식 취소했다. 회사는 16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풀사이즈 전기 픽업트럭 수요 둔화에 따라 제품 전략을 재검토한 결과, 순수 배터리 전기차(BEV) 픽업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램 1500 REV’는 2023년 콘셉트카로 공개된 뒤 2025년, 2026년 초, 2027년 중반 등 수차례 출시가 연기된 끝에 결국 시장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이 모델은 포드 F-150 라이트닝, 쉐보레 실버라도 EV와의 경쟁을 목표로 했으나, 수익성과 시장성 모두에서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램 브랜드가 전동화 전략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회사는 기존 계획에 따라 가솔린 V6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하는 레인지 익스텐더 기반 모델 ‘램차저(Ramcharger)’를 내년 출시할 예정이며,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차량에 ‘램 1500 REV’라는 이름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램 측은 “이 모델은 동급 최고의 주행거리, 견인력, 적재 성능을 제공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스텔란티스가 직면한 전기차 전략 부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동화된 닷지와 지프 모델들은 부족한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으로 혹평을 받았고, 램과 지프의 내연기관 모델 판매도 고전 중이다. 여기에 배터리 가격 상승과 전기 픽업의 구조적 한계(견인 시 급격한 주행거리 감소 등)가 맞물리며, 북미 시장에서의 순수 전기 픽업 상용화는 생각보다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북미 시장의 전기 픽업은 초기 관심과 달리 실제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높은 가격과 실용성 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스텔란티스가 규제 압력이 덜한 상황을 활용해 당분간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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