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친구랑 하면 재밌는 법인데, 원래도 재밌는 게임을 여럿이서 즐기면 그 재미는 배가된다. 특히 올해는 주요 게임사들이 스플릿 픽션, 엘든링: 밤의 통치자 같은 협동 타이틀을 내놓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가운데, 인디 진영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높은 완성도와 개성 있는 아이디어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한 작품들을 추려 봤다. 친구와 함께할 새로운 게임을 찾고 있다면 지금 소개할 인디 라인업에 주목해 보자.
R.E.P.O.(레포) / 동시 플레이 인원 6명


연초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7만 명(스팀 DB기준)을 넘긴 호러 협동게임 R.E.P.O.(이하 레포)가 화제였다. 스웨덴 인디팀 세미워크가 제작한 이 게임에서 이용자는 인공지능이 고용한 요원이 되어 인류가 사라진 구역에 투입되고, 그곳에서 유령의 습격을 피해 유물을 회수해야 한다.
이 게임의 핵심은 과감하게 활용된 물리엔진이다. 아이템들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부딪히거나 떨어뜨려 내구도가 다 닳으면 파손되는 등 현실감을 더한다. 여기에 소리 크기와 거리에 따라 음성 채팅이 작아지는 등 멀티플레이 특유의 현장감 넘치는 시스템이 적용돼 긴장감과 유대감을 더 강화한다. 레포는 최대 6명이 함께 즐길 수 있다.
피크 / 동시 플레이 인원 4명


올해 중순에는 협동 등산게임 피크(PEAK)가 출시 6일 만에 100만 장 판매를 돌파하고,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랜드폴 게임즈와 어그로 크랩이 함께 만든 이 게임은 섬 중앙에 솟아 있는 거대한 산을 최대 4명이 함께 오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용자는 배고픔이나 질병 같은 생존 요소를 관리하면서 팀워크를 발휘해 정상에 도달해야 한다.
게임의 묘미는 협력 구조에 있다. 음식을 나눠 먹거나 동료를 끌어올려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를 도와야 한다. 최근에는 허기가 심할 때 동료가 칠면조 구이처럼 보이는 환각이 나타나고, 실제로 잡아먹을 수도 있는 블랙코미디식 시스템까지 업데이트됐다.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매번 다른 상황이 펼쳐져, 플레이할 때마다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백룸 컴퍼니 / 동시 플레이 인원 8명

국산 인디게임 가운데서는 백룸컴퍼니가 특히 눈에 띈다. 이 작품은 정체불명의 공간 ‘백룸’을 무대로 초자연적 현상을 연구하고 생존하는 협동 기반 호러 게임이다. 이용자는 연구원이 되어 맵 곳곳을 탐사하고 아이템을 수집하며, 괴이한 현상이나 크리처를 촬영해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여기서 탐험은 단순히 파밍이나 도주에 머무르지 않는다. 퍼즐과 기믹, 크리처의 설정이 스토리와 긴밀하게 얽혀 있어 진행 과정에 자연스러운 몰입감을 더한다. 지난 7월에는 정식출시 업데이트를 통해 싱글 전용 스토리 모드가 추가되어, 원한다면 혼자서 빠르게 줄거리를 먼저 확인하거나 멀티플레이와는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최대 8명까지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어, 4~6명 규모에 머무는 다른 협동 게임들보다 훨씬 더 시끌벅적하고 다채로운 협동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인정받은 게임은 2024 지스타 인디어워즈 베스트 멀티플레이어 부문, 2024 인디크래프트 IR 데모데이 우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세피리아 / 동시 플레이 인원 4명


던그리드로 잘 알려진 국내 인디 개발사 팀 호레이가 선보인 신작 세피리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작품은 픽셀 그래픽으로 구현된 탑다운 액션 로그라이트로, 최대 4인 협동 멀티플레이를 지원해 어려운 보스를 함께 공략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탑 꼭대기 마을의 토끼가 되어 멸망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모험을 떠나야 한다. 던전을 내려가며 다양한 적을 처치하고, 아티팩트와 석판을 수집해 캐릭터를 점차 강화하는 구조다. 전작 던그리드가 횡스크롤 방식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탑다운 시점을 채택했고, 반복 플레이를 통한 빌드 다양성과 협동 플레이의 전략성이 강조됐다.
현재 게임은 얼리액세스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스팀 평가에서 ‘매우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 / 동시 플레이 인원 4명


국내 인디 개발사 리자드 스무디가 만들고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셰이프 오브 드림즈(Shape of Dreams)도 2025년 인디 협동 게임 라인업을 한층 풍성하게 한다.
최근 출시된 게임은 액션 로그라이트 장르에 MOBA 스타일 전투를 결합한 독특한 구조가 특징으로, 이용자는 8종의 여행자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던전을 공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150종 이상의 기억과 정수를 조합해 자신만의 빌드를 완성할 수 있다.
게임은 싱글플레이는 물론 최대 4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하고, 전략적인 빌드업과 팀워크를 요구하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16일 기준) 셰이프 오브 드림즈는 인디게임임에도 스팀 인기 게임 차트 10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