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여 년간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은 뚜렷한 구조 변화를 겪었다. 과거 세단과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벗어나 SUV와 같은 RV(레저용 차량), 그리고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가 주류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국토교통부 등록 기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년과 2025년을 비교해 수입차 시장의 성장과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다양성(Diversity) △대중화(Popularization) △친환경(Eco-friendly) △차별성(Differentiation)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세단 중심에서 SUV 중심으로
2003년 신규 등록된 수입 세단은 1만 6,171대로 전체의 83%를 차지했지만, 2025년 8월 기준 세단 비중은 42.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RV는 같은 기간 17%에서 57.2%로 증가해 과반을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려 국내 소비자들의 SUV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차’에서 ‘전국차’로, 법인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2003년 서울 지역의 수입차 등록 비중은 54.5%였지만, 2025년에는 14.5%로 급감했다. 인천을 비롯해 지방 등록 비중이 늘어나며 전국적인 확산세가 뚜렷해졌다.
구매 주체도 변했다. 2003년 법인 등록이 56.3%로 우세했으나, 2025년에는 개인 등록이 63.9%로 역전되며 대중화 흐름이 강화됐다.
친환경차 급부상
배기량별 점유율을 보면 2000cc 미만 차량 비중은 2003년 18.7%에서 2025년 8월 현재 42.5%로 증가했다. 반대로 3000cc 이상 대배기량 차는 2003년 38.5%에서 올해 4.2%로 크게 축소됐다.
연료별 구성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2003년 수입 승용차의 97.8%를 차지했던 가솔린 모델은 이제 주류에서 밀려났다. 2025년 8월 기준, 하이브리드 57.5%, 전기차 27.8%로 전체의 85.3%를 차지하며 수입차 시장을 친환경차가 사실상 장악했다. 현재 판매 중인 친환경 수입차 라인업은 22개 브랜드, 320여 개 모델에 달한다.
소비자 선택 넓힌 다양성과 차별성
브랜드 수는 2003년 16개에서 26개로 늘었으며, 판매 모델 수도 170여 종에서 520여 종 이상으로 3배 이상 확대됐다. 국산 승용차 모델 수가 120여 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수입차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더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컨버터블·밴·픽업 등 국산차에서 보기 힘든 차종들이 지속적으로 도입되면서 차별화가 뚜렷해졌다. 2025년 8월 말 기준 이들 차종의 월 평균 신규 등록 대수는 2003년 대비 컨버터블 약 7배, 밴 약 12배, 픽업 약 5배 증가했다.
점유율 확대,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 자극
수입 승용차 점유율은 2003년 1.9%에서 2024년 18.3%로 상승했다. 등록 대수 역시 2003년 1만 9,481대에서 2024년 26만 3,288대로 13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8월까지도 19만 2,514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KAIDA 정윤영 부회장은 “수입차는 소비자의 선택 기회를 넓히고 국내 자동차 시장의 기술·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해왔다”며 “앞으로도 안전기술 도입과 자동차 문화 발전에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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