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쉐 AG(Dr. Ing. h.c. F. Porsche AG)가 올해 말 공개 예정인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의 개발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과 실제 환경 시험을 결합한 새로운 테스트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가상으로 개발하고 현실에서 검증한다’는 원칙 아래 진행되었으며, 개발 효율성과 정밀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포르쉐는 카이엔 일렉트릭 개발을 위해 기존보다 대폭 강화된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도입했다. 과거 개별 제작한 프로토타입 차량으로 수행하던 ‘컨스트럭션 단계’ 대신 약 120대에 달하는 가상 프로토타입을 활용해 개발 기간을 약 20% 단축시켰다. 이를 통해 부품 소모를 줄이며 자원 효율성까지 확보했다. 마이클 슈타이너 포르쉐 AG 연구개발(R&D) 이사회 멤버는 “이번 프로젝트는 디지털 환경에서 전 과정의 테스트를 완료한 뒤 곧바로 시범 양산 단계로 이어진 첫 사례”라며 “AI, 시뮬레이션, 엔지니어링 경험이 결합된 새로운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테스트 벤치는 뉘르부르크링 서킷과 일상 도로를 그대로 재현한 주행 코스 설계, 바이작 엔지니어들의 수십 년 현장 경험, 최신 연산 시스템의 실시간 시뮬레이션 성능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는 가속 저항, 회생 제동, 다양한 노면 상황 등 실제 주행에서 발생하는 하중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디지털과 실제 테스트 간 편차는 거의 없는 수준으로 좁혀졌다. 특히 고성능 차량에 중요한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을 한층 강화해 극한의 주행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출력과 충전 성능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다만 마지막 단계는 인간의 손길이 여전히 필요하다. 바이작 개발센터의 차량 테스트 총괄 사샤 니젠은 “주행 역학과 제어 전략의 균형은 결국 사람만이 완성할 수 있다”며, 극한 주행 조건에서는 테스트 드라이버의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도심, 고속도로, 오프로드 등 다양한 실제 주행 환경에서 내구성과 성능을 검증했다. 섭씨 50도의 고온 환경에서는 공조 시스템과 배터리 열 관리 능력을, 영하 35도의 혹한 환경에서는 냉간 시동, 구동력, 제동 성능 등을 시험했다. 동시에 수개월간 약 15만km에 달하는 내구 주행을 통해 일상적 조건에서도 신뢰성을 입증했다.
포르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카이엔 일렉트릭이 충전 효율성과 극한 환경 대응 능력, 그리고 브랜드 고유의 스포츠 성능까지 두루 갖춘 모델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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