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2025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77조 원 투자 계획과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현대자동차)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가 해외 지역에서 처음 가진 2025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래 성장 전략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총 77조3000억 원을 투입해 전동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글로벌 생산 체제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판매 확대가 아니라 기술 혁신과 시장 맞춤 전략으로 모빌리티 전환기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불확실성의 시기에 있지만 글로벌 판매량 확대, 생산 거점의 다양화와 포트 폴리오 다각화로 변화를 주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총 77조 3000억 투자... 글로벌 판매 555만 대 목표
현대차는 이날 오는 2030년까지 총 77조 3000억 원을 투입해 전동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글로벌 생산 체제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판매 확대가 아니라 기술 혁신과 시장 맞춤 전략으로 모빌리티 전환기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는 555만 대로 제시했다. 이 중 60%에 해당하는 330만 대를 전동화 모델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18종 이상으로 확대되고, 제네시스에도 2026년부터 하이브리드가 적용된다.
유럽 시장에는 아이오닉 3, 인도에는 현지 맞춤형 전기차, 중국에는 일렉시오 SUV와 전기 세단이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2027년부터는 600마일 이상 주행 가능한 차세대 확장형 전기차(EREV)가 선보인다.
생산 전략 강화 및 기술 혁신으로 위기 돌파
생산 전략도 대폭 강화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글로벌 생산능력을 120만 대 늘릴 예정이다.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는 2028년까지 연간 50만 대 규모로 확대하고 울산에는 최대 12개 전기차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전용 공장이 들어선다.
현대차 중장기 전략과 판매 및 재무목표(현대자동차)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도 생산 거점을 확충해 지역별 수요에 대응한다. 회사는 2030년까지 미국 내 판매 차량의 80%를 현지에서 생산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술 혁신도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현대차는 2027년까지 배터리 비용을 30% 낮추고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를 각각 15%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2026년부터는 클라우드 기반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 중 실시간 진단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분야에서는 자체 운영체제인 ‘플레오스(Pleos)’를 기반으로 업데이트와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다. 내년 2분기부터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도 2030년까지 연간 35만 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웠다. 전 라인업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전환하고, 미국 생산 확대와 유럽 20개국 진출을 추진한다. 고성능 레이싱 프로젝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도 공개돼 브랜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전략적 제휴 적극 추진... 매출 및 영업익은 낮춰
현대차는 전략적 제휴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웨이모와는 아이오닉 5 자율주행 프로토타입을 미국 도로에서 시험 중이며 GM과는 2028년부터 5개 차종을 공동 개발해 연간 80만 대 판매를 노린다. 아마존과의 협력으로는 온라인 판매, 금융, 액세서리 유통을 강화해 새로운 소비자 접점을 확보한다.
재무 전략 측면에서는 연 매출 성장률을 5~6%로 상향 조정했으며, 영업이익률 목표는 미국 관세 영향을 반영해 6~7%로 낮췄다. 투자 계획은 연구개발 30조9000억 원, 시설 투자 38조3000억 원, 전략 투자 8조1000억 원으로 나뉘며, 이를 통해 2027년 영업이익률 7~8%, 2030년 8~9% 달성을 노린다. 또한 2025~2027년 총주주환원율 35% 이상, 주당 배당금 1만 원 이상을 보장했다
2025 인베스터 데이에서 드러난 현대차의 전략은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 체질 개선에 방점이 찍혀 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혁신, 글로벌 생산 최적화를 통해 테슬라, BYD 등 글로벌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다.
다만 미·중 갈등, 보호무역 강화, 배터리 원자재 수급 등 외부 변수는 여전히 큰 과제로 남는다. 결국 현대차가 선언한 “글로벌 제조사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리더로의 전환”은 77조 원 투자 실행력과 기술 혁신 속도, 그리고 시장 적응력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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