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그룹이 이탈리아 포미글리아노 공장 가동을 3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eDCT를 생산하는 라인의 모습이다.(스텔란티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스텔란티스가 유럽 내 수요 부진에 대응해 주요 생산 거점의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 이에 따라 프랑스 푸아시(Poissy) 공장과 이탈리아 포미글리아노(Pomigliano) 공장 가동을 오는 9월 말부터 최대 3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푸아시 공장은 약 200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며 DS3, 오펠 모카(Opel Mokka) 등 소형 SUV를 생산하는 곳이다. 이 공장은 10월 13일부터 31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스텔란티스는 이 기간 재고를 조정하고 설비 점검 및 직원 교육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포미글리아노 공장은 9월 29일부터 라인을 차례로 멈춘다. 이에 따라 피아트 판다(Fiat Panda)는 10월 6일까지, 알파 로메오 토날레(Alfa Romeo Tonale)는 10월 10일까지 생산이 중단된다. 이번 조치로 두 공장에서만 약 5800명의 인력이 일시 휴업에 들어가게 된다
스텔란티스는 한시적 공장 가동 중단이 유럽 시장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고, 미국 내 관세 부담 등으로 알파 로메오 토날레의 주문도 줄어드는 상황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연말로 갈수록 렌터카와 플릿 시장의 발주가 감소하는 특성상 생산 최적화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스텔란티스의 감산은 개별 기업 차원의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미국의 GM은 테네시 스프링힐 전기차 공장의 일부 생산을 줄이고, 신형 볼트 EV의 2교대 전환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토요타는 2026년 전기차 생산 목표를 150만 대에서 100만 대로 낮췄고 포드는 독일 쾰른 전기차 공장에서 1천 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발표했다. 혼다는 전기차 투자 규모를 10조 엔에서 7조 엔으로 줄이며 전략을 수정했다.
여기에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는 최근 사이버 공격으로 생산 라인이 3주간 멈춰서는 사태를 겪으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어수선한 공급망 분위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을 줄이고 투자와 출시 계획을 재조정하는 배경에는 전기차 수요 둔화, 정책 불확실성, 원자재 가격 변동, 무역 장벽 확대 등이 자리한다. 업계는 당분간 과잉 낙관을 거둬들이고 현실적인 조정기에 들어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럽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추가 감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전기차 전환기를 맞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성장세와 수익성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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