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전기차 플러시 도어 핸들 관련 신규 안전 규정이 공개됐다(출처: 테슬라)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순수전기차 디자인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플러시(Flush) 도어 핸들’이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될 조짐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최근 발표한 ‘자동차 도어 핸들 안전 규정’에 따르면 모든 차량은 사고와 정전 상황에서도 반드시 작동하는 기계식 개폐 장치를 외부 손잡이에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번 초안은 현재 공개 검토 단계에 있으며, 의견 수렴 마감일은 오는 11월 22일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해당 규정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파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MIIT의 자동차 도어 핸들 안전 규정 초안의 핵심은 단순하다. 차량 외부 도어 핸들은 모두 기계식 개폐 기능을 갖춰야 하고, 내부 손잡이 역시 전원이 없어도 작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모든 도어에 외부 기계식 개폐 장치가 필수로 장착되어야 한다. 또 배터리 열폭주 등 사고 시, 충돌되지 않은 측면의 도어는 외부 손잡이로 반드시 열 수 있어야 한다.
이 밖에도 외부 손잡이는 최소 60×20×25mm 이상의 손 공간을 제공해야 하고 내부 손잡이는 문 가장자리 300mm 이내에 위치하고 명확히 식별 가능해야 한다. 끝으로는 전자식 내부 손잡이 적용 시, 반드시 기계식 보조 장치 병행되야 한다고 규정했다.
중국 규제가 실제 시행될 경우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할 전망이다(출처: 벤츠)
중국 자동차 표준화 연구원 부원장 롱후이는 “230여 종의 차량 조사와 20여 건의 실제 사고 테스트, 100여 개 기관 전문가 협의를 통해 이번 규정을 마련했다”며 “정전 상황에서도 문이 열리고, 손잡이 위치가 일관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플러시 도어 핸들은 공기저항을 줄이고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들이 적극 채택해 왔다. 다만 차량 정전이나 사고 시 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가 갇히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실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모델을 포함한 일부 전기차의 플러시 손잡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몇몇 사고에서는 탑승자가 탈출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 규제가 시행될 경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설계 방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또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델에만 별도 설계를 적용하기 어려운 만큼, 향후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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