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큐라가 전기 SUV ZDX의 생산을 공식 종료하며 차세대 전기차 전략을 전면 재편한다. GM의 플랫폼과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ZDX는 아큐라의 첫 전기차였지만, 미국 내 전기차 세제 혜택 종료와 시장 상황 변화로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단명 모델로 남게 됐다.
아큐라는 이번 결정에 대해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 환경”을 언급하며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판매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미국 연방정부의 7,500달러 세액 공제가 종료되면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ZDX 단종, 혼다 프로로그는 유지
ZDX는 쉐보레 블레이저 EV와 동일한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돼 최근 강화된 일본산 수입차 관세 적용에서는 자유로웠다. 하지만 보조금 상실이 불러올 시장 타격은 피하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혼다의 또 다른 GM 기반 전기 SUV인 프로로그(Prologue) 역시 단종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혼다는 생산을 지속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아큐라 RSX, 브랜드 첫 독자 개발 전기차
ZDX 종료는 아큐라의 전기차 전략 후퇴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으로 이어진다. 아큐라는 오는 2026년부터 RSX를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8월 첫 공개된 RSX는 혼다의 독자 기술로 개발된 순수 전기 SUV로, 혼다의 미국 오하이오 EV 허브에서 생산되는 ‘혼다 0 시리즈’의 글로벌 첫 모델이다.
RSX에는 새로운 아시모(Asimo) 운영체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개인화 기능이 탑재된다. 이를 통해 GM 플랫폼에 의존했던 ZDX와 달리 ‘진짜 아큐라다운’ EV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LA 오토쇼서 RSX 양산형 공개 가능성
아큐라는 오는 11월 열리는 LA 오토쇼에서 RSX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는 ZDX 종료 발표와 맞물려 아큐라의 EV 로드맵이 본격적으로 RSX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큐라는 향후 RSX를 기점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자체 개발 기반의 차별화된 EV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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