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이 중국 자율주행 시스템 전문 기업 충칭 첸리 테크놀로지(Chongqing Qianli Technology) 지분 일부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번 논의는 중국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현지 맞춤형 모델 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첸리의 기업 가치는 약 595억 위안(약 83억5천만 달러)로 평가되며, 이번 주 안에 공식 발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지리자동차, 협력의 가교 역할
이번 논의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략적 파트너인 지리자동차(Geely Holding Group)가 중추적 역할을 했다. 지리는 자율주행 관련 자산을 첸리에 집중해 그룹 차원의 지능형 주행 기술 허브로 육성하고 있다.
협력이 현실화되면 양사는 연구개발 공동 프로젝트를 비롯해 벤츠의 중국 전용 신차에 첸리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독일 완성차의 중국 특화 전략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최근 중국 시장 맞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늘리고, 중국 소비자 요구에 특화된 모델을 내놓으며 경쟁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은 수요 둔화와 치열한 가격 경쟁이 겹치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새로운 해법을 찾는 상황이다. 현지 파트너십 확대는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 벤츠-지리 협력 확대
메르세데스-벤츠와 지리는 이미 스마트(Smart) 브랜드를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내연기관 프로젝트 협력 가능성도 논의 중이다. 이번 첸리 투자 역시 두 기업 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딥루트AI(DeepRoute.ai)는 오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 기술을 최대 20만 대 차량에 적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여기에는 지리와 벤츠가 공동 운영하는 스마트 브랜드의 모델도 포함돼 있다.
■ 글로벌 투자 재편 속 행보
이번 지분 투자 논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움직임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벤츠 연금 신탁은 일본 닛산 지분 약 3.8%를 매각하며 기존 파트너십 일부를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벤츠의 첸리 지분 투자가 성사될 경우, 이는 중국 내 기술 동맹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동화·자율주행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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