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전기차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판매량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가 발표한 2025년 8월 판매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EU+EFTA+영국 합산 기준 14,831대를 인도하며 전년 동월 대비 22% 줄어들었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133,857대로 2024년 같은 기간의 198,474대에 비해 32.6% 감소한 수치다. 최근 2년간 이어진 하락세가 2025년 들어 더욱 가팔라진 가운데, 8월 감소폭은 이전의 30~40% 수준보다는 다소 완화됐으나 시장 전반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 시장 성장 속 테슬라의 역행
ACEA는 2025년 8월 유럽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가 전년 대비 30.2%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14.1% 늘었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54.5% 급증하며 6개월 연속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전동화 시장 전체가 성장하는 가운데 테슬라만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은 업계 내 우려를 자아낸다.
■ BYD,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 추월
특히 중국 BYD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EU 기준으로 2025년 8월 BYD는 9,130대를 판매해 8,220대에 그친 테슬라를 앞질렀다. 다만 EFTA와 영국을 포함한 전체 유럽 판매에서는 테슬라가 14,831대로 BYD(11,455대)를 소폭 웃돌았다.
그러나 추세는 명확하다. 8월 기준 BYD는 전년 대비 215% 증가한 반면 테슬라는 22% 감소했다. 올해 누적 성장률 역시 BYD가 280% 증가세를 보이는 동안 테슬라는 32% 이상 줄어들었다.
■ 일론 머스크의 대응과 논란
일론 머스크는 최근 보도에 대해 “BYD가 테슬라를 앞섰다는 것은 EU 기준일 뿐”이라고 반박했으나,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판매 부진에 대한 대응보다는 화제를 다른 영역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머스크는 자율주행과 로봇 사업으로 투자자 관심을 유도하고 있으나, 유럽 시장의 판매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은 테슬라의 핵심 사업인 전기차 경쟁력 약화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라면 BYD가 올해 전체 유럽 시장에서도 테슬라를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BYD가 유럽 진출 3년 만에 관세 장벽 속에서도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성장 시장에서 오히려 점유율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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